‘원조 월드스타’로 평가받는 영화배우 강수연이 향년 55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다. 뇌출혈 진단을 받고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아오다 7일 오후 3시께 사망했다.
심정지(cardiac arrest)는 혈액을 순환시키는 심장이 효율적으로 수축하는 데 실패하면서 혈액의 일반적인 순환계가 멈추는 현상이다. 목격자의 신고와 심폐소생술 시행 등 빠른 시간 내에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생존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년 한해 동안 구급대가 이송한 급성 심정지 환자는 3만 1652명이다. 인구 10만 명 당 발생률은 61.6명이었다.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지만 젊은 나이에 심정지로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앞서 지난 2019년에는 SK나이츠 소속 농구선수 정재홍(30)씨가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선수들과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심정지를 비롯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신체운동이 권고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경우 빠르게 걷기, 가벼운 자전거 타기와 같은 중강도 운동을 일주일에 150분 이상 또는 달리기, 수영 등 고강도 운동을 일주일에 75분 이상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매일 10분 정도 빠르게 걷는 수준의 신체활동 만으로도 심혈관질환에 의한 급성 심정지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진무년 심장내과 교수 연구팀이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18세 이상 성인 50만 4840명을 대상으로 신체 활동량이 급성 심정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WHO 권장량의 3분의 2 수준으로만 신체 활동을 해도 신체 활동을 하지 않은 경우보다 급성 심정지 위험을 낮출 수 있었다.
분석에 따르면 급성 심정지 위험은 최소 권장 운동량의 2∼3배 수준으로 신체 활동량을 늘렸을 때 가장 낮았다. 이러한 운동의 효과는 최소 권장 운동량의 5배가 될 때까지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최소 권장 운동량의 5배 이상 수준의 고강도 운동을 하더라도 급성 심정지 위험을 높이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한 운동이 급성 심정지 위험을 낮출 뿐 아니라, 과도한 운동에 따른 급성 심정지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만한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진무년 교수는 "가이드라인 권장량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매일 10분 정도 빠르게 걷기 정도의 중강도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급성심정지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체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 적은 양이라도 하고, 이미 고강도로 하고 있다면 꾸준히 유지하는 게 심혈관질환 예방과 건강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이 발간하는 '메이요 클리닉 회보'(Mayo Clinic Proceedings) 4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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