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으로 호황을 누렸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엔데믹(풍토병화)을 맞이하며 위기상황에 봉착했다. 1분기 실적하락 여파와 폭락장이 겹치면서 주가가 상장 후 최저가에 근접한 모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10일 오후 12시 30분 현재 전일보다 3.3% 하락한 11만9000원에 거래 중이다. 오전 장중 주가가 11만 6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가 소폭 오름세를 탔다. 거래량은 31만 주를 소폭 넘기는 수준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25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긍정적인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방문해 국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283만주 가 넘는 거래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하루 거래량이 30만 주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이 가장 큰 악재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백신에 대한 수요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 상업화를 완료한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물량이 줄면서 1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밑돌았다. 29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시한 1분기 매출은 871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줄어든 238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5.7% 줄었다.
전일 뉴욕증시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폭락장을 연출한 데 따른 여파로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데다 최근 바이오업종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도 주가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3월 물적분할 후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당일 '따상'(공모가 2배의 시초가에서 상한가)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코스피(유가증권) 시장에 데뷔했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105.4%에 달했다. 코로나19 유행이 거세질수록 실적과 함께 주가도 뛰어올랐다.
현재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9조 1373억 원이다. 작년 9월 3일 고점( 33만 5000원) 대비해서는 주가가 101.2% 빠졌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25조 6275원에서 9조 1373억 원으로 16조 원 넘게 증발했다.
투자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포스트 코로나 성장 전략이 향후 주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자체 플랫폼을 확보하고, 올해 가을경 예상되는 새로운 팬데믹 발생에 선제 대응하는 데 힘쓰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발생 가능한 다양한 바이러스에 신속 대응하면서 지속 가능한 시장을 창출할 계획"이라며 "아직 중저개발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15% 가량이 백신 1회 접종만 완료했다는 점에서 자체 개발 백신의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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