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 웨어 브랜드 어메이징크리(AmazingCre)가 총상금 150만 달러(약 19억 원)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를 개최한다.
이 회사는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대회 타이틀 스폰서 체결식을 진행했다. 대회는 오는 9월 미국 오리건주 컬럼비아 에지워터GC에서 열리는 포틀랜드 클래식이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으로 불렸다. 우승 상금 22만 5000 달러(약 2억 8000만 원)가 걸린 올해 대회 이름은 어메이징크리 포틀랜드 클래식이다.
50년 전통의 대회로 메이저 대회를 제외하면 LPGA 투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해 고진영이 우승했고 2009년 허미정, 2005년 강수연, 2004년 한희원, 2000년 김미현이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과거 사각 드라이버와 구멍 뚫린 드라이버 등 파격적인 디자인의 클럽으로 눈길을 끌었던 어메이징크리는 2020년 어메이징크리 어패럴을 선보이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골프 인구가 폭증하면서 골프 웨어 시장도 고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역대급 활황을 맞았는데 어메이징크리는 정확한 타이밍에 물살에 올라탄 셈이 됐다. 스컬(해골) 문양의 로고를 앞세운 브랜드들이 젊은 골퍼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어메이징크리도 그중 하나다.
2020년 4월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어메이징크리는 2년 간 매장을 37개로 늘렸다. 2021년 매출 약 200억 원은 첫해 대비 1250% 성장한 것이다. 올해는 50개 매장에서 500억 원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유용문 어메이징크리 대표이사는 “경쟁이 치열한 하이엔드 골프 웨어 시장에서 나름 단기간에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끌고 가기에는 시장 특성상 한계가 있다”며 “그래서 올해를 글로벌 마케팅의 원년으로 삼았다. 미국·캐나다·대만·일본·중국 등에 진출할 계획으로 그 출발점에 포틀랜드 클래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포틀랜드 클래식이 글로벌 인지도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미국은 골프 웨어 매장이라고 하면 편집숍이 많은데 우리는 단독 매장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덧붙였다.
어메이징크리는 2021 LPGA 투어 신인왕 패티 타와타나낏(태국), 유럽 무대를 넘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이민우(호주)와 올 초 의류 후원 계약에 사인하기도 했다. 한국 국적 선수들도 후원할 계획이다.
션 변 LPGA 아시아 대표는 “의류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비교적 큰 비용이 드는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 것은 LPGA 투어에도 이례적인 일이다. 그래서 단순한 후원을 넘어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LPGA 투어는 세계 170여 나라에 걸친 글로벌 TV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그 외에도 투어가 갖고 있는 유통망을 활용해 어메이징크리가 최대한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국내 의류 브랜드의 LPGA 투어 대회 개최는 2017년에도 있었다. 맥케이슨이라는 곳이 뉴질랜드 여자 오픈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하지만 한 해만 개최했고 맥케이슨은 2020년 골프 플랫폼 업체에 인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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