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25일 열릴 예정이던 ‘전설의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80·사진)의 첫 내한 리사이틀이 공연 일주일을 앞두고 무산됐다.
이번 공연을 주최한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는 12일 공지를 통해 “폴리니의 첫 내한공연이 연주자의 만성기관지염 악화로 부득이하게 연기됐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공연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노력을 다했지만 연주자의 건강상 이유에 따른 주치의의 권고가 있었다”며 “의사 소견서를 공연장인 예술의전당 측에 전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출신 피아니스트 폴리니는 1960년 18세의 나이에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래 60년 넘게 거장으로 추앙 받으며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령의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예술계 노벨상이라 일컬어지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비롯해 프래미엄 임페리얼상, 로열 필하모닉 협회 음악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며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 왔다. 고전 레퍼토리는 절제된 해석으로 교과서적인 음악을 선보이고, 현대음악은 자유로우면서도 지적인 해석으로 조명해왔다.
이번 공연은 그 동안 한 번도 내한해 공연한 적이 없었던 폴리니의 첫 한국 공연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폴리니는 자신의 대표 레퍼토리인 쇼팽의 작품을 중심으로 연주할 예정이었다.
한편 마스트미디어 측은 이번 공연 무산이 완전 취소가 아니라 잠정 연기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런 탓에 예매자들을 대상으로 티켓을 일괄 환불하는 대신 원하는 사람에 한해 오는 25일까지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취소하도록 공지했다. 이에 갑작스러운 취소에다 공연 일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점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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