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려는 유력 중도·보수 후보들이 후보자 등록 마감 전 단일화에 실패했다. 후보들은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16일 전까지 협상을 이어간다는 입장이어서 막판 단일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박선영·조영달 서울시교육감 예비 후보는 13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본선거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조전혁 후보는 전날 등록을 마쳤다. 보수 성향의 윤호상 후보도 같은 날 등록했다.
보수 진영 후보들은 후보자 등록 마감을 앞두고 릴레이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박선영·조영달 후보는 12일 오후 5시께, 조전혁·조영달 후보는 같은 날 오후 9시 30분께 만났으나 별 소득 없이 돌아섰다.
보수 교육계가 후보자 등록일까지 단일화를 요구했으나 각 후보들은 ‘개문발차’를 택했다. 일단 각자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16일 전까지 단일화 협상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조전혁 후보는 “단일화를 기다리며 허송세월만 할 수 없어 일단 후보 등록을 한 것”이라며 “단일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영달 후보도 투표용지 인쇄에 들어가기 전까지 단일화 노력에 최선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 역시 “최선을 다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단일화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보수 진영이 적지 않은 표를 얻고도 조희연 현 서울시교육감에게 패한 2014·2018년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진보 진영에서도 강신만·최보선 후보가 출마하지만 조 교육감의 인지도가 높아 표가 갈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진보 성향의 교원단체·교육시민단체의 결집력이 강하기 때문에 단일화하더라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선거일까지 보수 교육계의 후보 단일화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각 후보들도 교육감 교체 여론이 더 높은 상황에서 분열에 따른 선거 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해 어떤 식으로든 단일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세에 놓인 후보가 선거운동 도중에 전격 사퇴할 가능성도 있다. 한 교육감 후보 선거 캠프 관계자는 “교육감 선거 비용 제한액 평균이 약 14억 원이지만 실제로는 30억~40억 원 들어간다”면서 “선거에서 10%를 득표하지 못하면 선거 비용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에 완주에 대한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달리 인천·경기에서는 진보와 보수 진영 간 1 대 1 대결 구도로 선거가 치러진다. 인천은 진보 성향의 도성훈 현 교육감에 최계운 후보가 도전장을 냈고, 경기에서는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과 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이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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