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민(19)은 아마추어 신분인데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 시상식이 낯설지 않다. 유망한 기량 덕에 추천 선수로 여러 번 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했고 아마 부문 우승자로 꽃다발을 받고는 했다. 2020년 휴엔케어 여자오픈, 지난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아마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언니에게 트로피가 주어지기에 앞서 먼저 호명돼 박수를 받고는 했다.
아마추어 아시아 랭킹 1위, 세계 랭킹 4위를 자랑하는 황유민이 KLPGA 투어 대회 아마추어 우승 기록을 세울 기세다. 황유민은 13일 경기 용인의 수원CC(파72)에서 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골라내는 야무진 경기력으로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은우(27)와 같은 공동 2위다. 8언더파 단독 선두 송가은(22)과 1타 차다.
이번에도 추천 선수로 출전한 황유민은 10번 홀부터 시작해 전반에 버디 4개, 후반에 버디 3개를 뽑았다. 페어웨이를 세 번만 놓친 안정된 티샷과 그린을 한 번만 놓친 정확한 아이언 샷이 돋보였다. 3.5~6.5m의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쏙쏙 넣는 등 퍼트마저 잘 따라 삼박자가 맞아 떨어졌다.
KLPGA 투어에서 아마추어 선수의 우승은 2017년 8월 보그너 MBN 여자오픈의 최혜진(23)이 마지막이다. 황유민이 4년 9개월 만의 기록을 노크한다. 우승까지 내달리면 ‘제2의 최혜진’ 별명이 붙을 만하다.
황유민은 지난해 메이저 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전체 4위(아마추어 우승)의 성적을 자랑했다. 올해는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에 선발돼 마스터스 대회장을 밟기도 했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서 최종 탈락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지만 훌훌 털고 내년 KLPGA 정규(1부) 투어 공식 데뷔를 노린다. 7월 초 점프(3부) 투어 시드전을 통과한 뒤 부지런히 상금을 모으면 정규 투어 시드를 얻을 수 있다.
163㎝의 크지 않은 키에 호리호리한 체구에도 드라이버 샷으로 평균 260야드를 날리는 황유민은 이날도 최장 280야드의 장타를 뿜었다. 부모님이 모두 금융결제원 전산 부서에서 근무하는데 골프에 대해서는 문외한에 가깝다고 한다.
지난해 신인왕 송가은은 네 홀 연속 버디를 두 번이나 작성하는 등 버디 9개와 보기 1개로 펄펄 날았다. 64타는 수원CC 코스 레코드 타이 기록이다.
이소미(23)가 82야드 샷 이글 등을 앞세워 6언더파 공동 4위로 출발했고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24)는 버디만 5개로 5언더파다. 지난주에 2년 7개월여의 우승 가뭄을 씻은 조아연(22)은 유해란(21), 박현경(22), 박결(26)과 함께 1언더파를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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