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또 다시 성비위 문제를 맞닥뜨렸다. 박완주 의원이 당내 성 비위 의혹으로 인해 지난 12일 제명된 것이다. 민주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의 성 비위 문제로 여론의 지탄을 받아왔다. 지방선거 국면에 들어선 민주당 지도부는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의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사죄 인사부터 해야 했다. 연이어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국민 사과와 함께 당헌·당규 개정 등을 통한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국민들의 비판 여론은 거셌다.
박완주 검색어 尹 3배…민주당 성비위 비판 부정어 급증
박 의원이 지난 12일 민주당 비대위에 의해 제명이 결정되자 박 의원에 대한 검색량은 급증했다. 검색량 분석 서비스인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검색량이 거의 0에 가깝던 박 의원은 제명 당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보다 검색량이 3배 넘게 뛰었다. 네이버 데이터랩은 특정기간 네이버에서의 상대적인 검색량 추이(최대 검색 기록을 100으로 잡고 상대 검색량 분석)를 키워드별로 분석해 비교해주는 빅데이터 서비스다.
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늘어났다. SNS상의 텍스트를 분석해주는 빅데이터 서비스 썸트렌드에 따르면 민주당이라는 단어에 대한 5월 2주차 긍·부정 분석 결과 ‘비판’, ‘혐의’, ‘피해’, ‘폭행’, ‘욕’ 등의 부정어가 증가하거나 새롭게 떠올랐다. 해당 단어가 언급된 SNS 게시물 원문을 보면 ‘민주당이 또 성폭행 문제가 터졌다’, ‘민주당은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 등의 비판 여론이 대부분이다. 민주당에 대한 부정 감성은 지난 11일 68.4%였으나 박 의원 제명이 있었던 지난 12일 76.5%로 뛰어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 “이준석도 징계하라”…이준석 연관어 ‘성상납’ 떠올라
민주당은 박 의원에 대해 당내 최고 징계 수준인 제명을 단행한 데 이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를 예고하며 신속한 대처를 강조했다. 동시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한 공세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대국민 사과 다음 날인 지난 13일 “이준석 대표는 성 상납 의혹 및 증거인멸 의혹을 받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징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그나마 수술 중이지만 국민의힘은 지금도 숨기는 중”이라며 “최소한 그 정도 조치는 해야 민주당을 비판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성상납 의혹을) 개인의 사생활이라는 궤변으로 범죄를 옹호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성 비위 의혹에는 관대한 국민의힘의 이중잣대에 아연실색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이준석 대표에 대한 연관어로 ‘박지현’, ‘성상납’이라는 단어가 새롭게 떠올랐다. 해당 단어가 언급된 SNS 게시물로는 “국힘은 이준석 성상납 의혹도 조사 안 하잖아”, “이제와서 이준석 성상납 의혹에 숟가락 얹고 있다” 등 이 대표에 대한 비판과 민주당에 대한 지적이 동시에 나타났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성범죄로 얼룩진 민주당이 ‘물귀신 작전’을 시도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온라인 민심에 따르면 박 의원 제명 등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잇따른 성 비위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 데이터 플랫폼 ‘옥소폴리틱스’에서 진행된 ‘민주당의 성추문, 한 개인의 문제일까요?’라는 질문에 이용자 546명 중 67%가 아니라고 답변했다. 민주당은 성 비위 문제가 지방선거에 끼치는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정면돌파한다는 방침이다. 김민석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총괄본부장은 “(박 의원 사건은) 이미 생긴 일로 사과를 했다. 관련된 당사자들의 문제가 진행될 예정이므로 그대로 국민들이 평가하실 것”이라며 “그런 것 이외에 추가적인 것을 선거 전략 차원에서 생각하지는 않으며 그대로 진중하게 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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