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윤석열 정부의 노동 국정과제에 대해 “노동계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임금과 근로시간 개편이 담긴 국정과제를 두고 노동권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 장관은 16일 오전 한국노총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 한국노총 임원들과 만나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장관의 11일 취임 후 첫 간담회다. 이 장관은 “산적한 노동현안은 한국노총과 풀어야 한다고 늘 생각했다”며 “정부가 노동계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한다는 생각을 잊지 않고 (함께) 고용노동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이 같이 말했다.
윤 정부의 7개 노동 국정과제에는 근로시간 유연화, 직무급제 도입 등이 핵심으로 담겼다. 모두 노동계에서 반대했고 앞으로도 반대할 내용이다. 김 위원장도 이날 “7개 정책을 보면 국정운영 전반에서 노동의 주변화와 고립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임금체계와 노동시간에 대한 정부 주도의 개입 시도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과 노동계를 양분하는 민주노총도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정부의 국정 과제에 대해 노동권 축소로 불평등을 높일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노동계 안에서는 민주노총에 이어 한국노총도 올해 집회와 같은 단체 행동을 통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이 장관이 김 위원장과 기념 사진을 찍은 위원장실에는 ‘정부의 공세적인 개입’이라는 현수막이 붙었다.
이 장관은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30여년간 노동 운동을 해왔다. 이날 이 장관은 한국노총 참석자들에게 ‘동지’라고 부르며 “(취임 이후) 한국노총에 제일 먼저 오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는 30분 만에 마쳤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이 장관과 민주노총과 간담회는 국회 일정으로 연기됐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공식적이고 격식이 필요한 첫 간담회였기 때문에 모두발언에서 다소 무거운 주제가 다뤄졌다”며 “비공식 간담회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안전하고 공정한 일터를 만들고 노사상생과 연대의 노사관계 구축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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