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을 떠나기로 한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53·사법연수원 26기)이 “새 정부에서 새로운 능력 있는 분들이 검찰을 이끌어주셔야 한다”며 사의 배경에 대해 밝혔다.
이 지검장은 17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소임과 역할이 끝난 마당이니까 떠날 때가 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검수완박과 관련한 지검장 회의 때도 다른 지검장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검수완박 분위기에선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에 남아있었던 것이고, 이제는 벽에 부딪혔으니 역할이 다 끝났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 인사글을 통해 “그 동안 주어진 소임과 역할을 다하고자 온힘을 쏟았다”며 “검찰 구성원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 앞서지만, 책임을 다하는 아름다운 이별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 상황이 어려울수록, 우리 모두가 소통과 화합에 더 힘쓸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리고 싶다”며 “함께 최선을 다한 열정의 나날들,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검장은 최근 법무부에 사의를 밝혔다. 2000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그는 대검 연구관, 대구지검 의성지청장, 대검 피해자인권과장·정보통신과장,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장 등을 거쳤다. 첨단범죄수사2부장을 지낼 때 개인정보범죄합동수사단장을 맡아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가 고객 정보를 대규모로 팔아넘긴 사건을 수사했다. 이후 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법무부 형사사법공통시스템운영단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초기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법률자문관 겸 적폐청산TF 일원으로 활동한 그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20년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맡았다. 이후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겨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과 로비 은폐 의혹 등을 수사했다.
고교 선배인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직후인 지난해 2월에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발탁됐다. 4개월여 뒤인 지난해 6월에는 전국 최대 검찰청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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