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7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만나 노동 시스템 개선을 시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일 시정연설을 통해 밝힌 노동 개혁에 대한 실천 의지로 읽힌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경총회관에서 손 회장을 만나 “노사 관계 문제는 노사간 견해차가 큰 지난한 과제”라며 “산업과 경제 변화에 따라 노동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손 회장이 “새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한 데 대한 화답이다. 윤 대통령은 전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노동과 연금,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노동법이 현재 노동환경을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 개혁의 주된 과제로 제안했다. 경영계가 바라는 노동 개혁은 고용유연성을 높이고 부당노동행위를 막는 노동계의 개혁이다. 손 회장은 “과거 노동계가 힘의 약자인 시설에 만들어졌다”며 “오히려 힘의 역전이 일어나 노사간 힘의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손 회장은 대기업과 공공부문 중심의 거대 노동조합의 불법 행위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손 회장은 “산업현장의 불법행위에 대한 공권력 집행만 제대로 되면 노사관계 개선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손 회장의 제안에 “정부는 산업현장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일방적이고 급진적인 노동개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노사관계 개선은 노사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는 노사의 균형감을 갖고 조정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1986년 한국노총에서 시작해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30년간 노동운동을 해온 현장형 전문가다. 전일에는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나 노동계의 현안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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