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중기재정운용계획을 수립해 예산 구조조정에 착수했다는 국책연구원 분석이 나왔다. 올해 윤석열 정부가 수립하는 '2022~2026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도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이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1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하는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5월호'에 '주요국 중기재정운용계획 현황'이라는 제목의 이슈 보고서를 게재했다. 기재부가 발간하는 재정동향에는 월간 국세수입 및 지출 현황과 외부 기고자들의 짧은 보고서가 실린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전에는 '포용적 성장을 위한 재정운용 방향'과 같은 확장 재정에 방점이 찍힌 보고서가 주로 게재됐으나 윤 대통령이 엄격한 재정준칙 실행을 약속하면서 기고문의 성격도 다소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조세연은 이날 보고서에서 주요 국가들이 중기 재정운용에서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경우 2025년까지 중앙 부처 경상예산의 5%를 절감하기로 했고 프랑스도 5년 단위 공공재정계획법을 통해 올해까지 재정지출과 국가 채무를 각각 국내총생산(GDP) 대비 3% 포인트, 5% 포인트씩 줄이기로 했다.
독일은 올해 재정 지출을 4430억 유로(약 596조 원)로 제한해 전년 대비 19.1% 줄였고 2025년에는 적자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올해 재정 지출을 1% 줄이기로 했다. 일본도 올해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세출 개혁에 나설 예정이다.
전세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나선 반면 문재인 정부에서 수립한 우리나라 중기 재정계획은 여전히 방만한 편이다. 정부는 2025년까지 국가 총수입이 연평균 4.7%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출 증가율은 이보다 더 높은 연평균 5.5%로 잡았다. 지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보다 높아 적자가 만성화되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 우리나라 국가 채무는 올해 1000조 원을 돌파한 뒤 2025년에는 1400조 원 선까지 단숨에 넘어서게 된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부처별 재량지출 10% 삭감을 의무화하는 등 세출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이기 때문에 2022~2026 중기계획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같은 중기재정운용계획을 논의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이르면 오는 6월 개최할 예정이다. 이 회의는 윤 대통령이 직접 주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