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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세탁’ 후 25년 넘게 한국인으로…대법 "대한민국 국적 무효"

가짜 신분증 만들어서 위장 결혼해

대한민국 국적 취득하고 결혼까지

대법원. 연합뉴스




‘신분세탁’으로 국내에 들어와 25년 넘게 생활해온 중국 동포에게 대법원에서 유죄가 최종 확정됐다. 위장결혼으로 취득한 대한민국 국적은 무효라는 판단이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 및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중국 헤이룽장성 출신인 A씨는 1995년 12월 국내 취업을 위해 한국인과 위장 결혼해 입국한 후 불법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혐의다. 입국 당시 A씨는 중국 현지 브로커를 통해 위조된 중국 ‘호구부(호적부)’를 만들어 이름, 생년월일, 혼인 여부 등을 모두 바꾸는 소위 ‘신분세탁’ 수법을 썼다.



A씨는 입국 다음 해인 1996년 위조된 중국인 ‘B’의 신분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고, 이 때부터 B라는 이름의 한국인으로 살아왔다. A씨는 한국으로 입국하기 전 중국에서 혼인해 자식까지 낳았지만 2012년에는 또 다른 중국 남성과 혼인신고를 하기도 했고, 대한민국 여권으로 12차례에 걸쳐 해외여행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에서 “20년 넘게 대한민국 국민으로 생활했다”며 대한민국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선고유예 등의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 2심 재판부는 “허위 국적 취득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범죄는 국내외적으로 다른 범죄와 연관될 수 있고 국내 법질서를 교란할 수 있어 그 예방적 측면에서 엄하게 처벌해야 하는 범죄”라며 “중국에서 교사활동을 하는 등 40여년간 생활했고, 최근까지도 중국 정부로부터 연금까지 받아 생활한 점, 배우자가 중국 국적인 점 등에 비춰 볼 때 피고인은 오로지 대한민국을 기반으로 생활할 수밖에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역시 “국적법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았는데도 여권을 발급 받고 이를 출입국심사 때 담당 공무원에게 제출한 경우 불실의 사실이 기재된 여권을 행사함과 동시에 여권 없이 출입국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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