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의료진과 함께 회진을 돌고 진료재료 배송, 바이러스 방역까지 맡는 광경이 머지 않아 국내 병원에서 펼쳐질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인공지능(AI)·5G 기반 대규모 로봇융합 모델 개발지원사업'의 최종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를 계기로 올해를 '로봇 기반 첨단 지능형 병원'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아 적극적으로 로봇을 도입하기로 했다. 최근 로봇 기반 첨단 지능형 병원 구체화를 위한 협의체를 출범하기도 햇다.
삼성서울병원은 병원에 배치될 여러 종류의 로봇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로봇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채팅 메시지 하나만으로 언제 어디서나 로봇을 구동할 수 있는 PC, 모바일 기반 솔루션도 개발할 계획이다. 병원 관계자는 "솔루션 개발이 완료되면 스마트폰에 탑재된 인공지능 비서를 이용하듯이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해도 여러 로봇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올 연말까지 소규모 물류이송 및 회진 로봇 각각 1대와 소셜방역 융합로봇 2대를 추가 도입하고, 점차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서울병원은 병동 내 필요한 진료재료를 환자가 없는 야간에 자동 배송하는 대규모 물류이송로봇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소규모 로봇은 이보다 작은 진료재료 운반을 맡도록 고안됐다. 회진 로봇은 전면에 거치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종 검사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의료진들이 구두로 설명하는 내용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는다. 환자 입장에선 자신의 치료과정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셜방역 융합로봇은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을 비롯해 각종 감염원으로부터 안전한 병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용도다. 공기 중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기능을 탑재해 사람 손이 닿는 벽면을 향해 인체에 무해한 자외선을 쏴 방역 활동을 자동 수행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전면에 설치된 대형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병원 방문객 등에게 길을 안내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박승우 삼성서울병원장은 "로봇을 활발히 도입해 미래 의료를 선도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며 "세계적 수준의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뤄내 환자들이 새로운 병원을 경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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