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8년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이듬해인 2018년까지 약 20년간 청와대 요리사로 근무한 천상현씨가 가장 기억에 남는 대통령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았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으로 청와대를 떠났던 순간에 대해서는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천씨는 최근 ‘뉴스1TV’와의 인터뷰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저한테는 다 똑같은 제가 모셨던 대통령이다. 하지만 제가 인간적으로 조금 더 기억에 남는 분은 노 전 대통령"이라고 언급했다. 천씨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청와대 안에서도 권력이라는 것을 많이 내려놓고 대하셨다. 주방까지 들어오시기도 하셨는데 그런 대통령은 없으셨다”고 밝혔다.
그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의 일화도 전했다.
천씨는 “권 여사가 노 전 대통령 돌아가시고 10주기 때 ‘청와대 사람들 보고 싶다’고 하셨다. 우리 주방 사람들, 청소하시는 분들, 조경하시는 분들 (경남 김해) 봉하로 초대해 손수 밥을 해주셨다. 3년 전”이라고 했다.
특히 천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마지막 순간도 회상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사흘째인 2017년 3월 12일 저녁 청와대를 떠났다.
천씨는 “박 전 대통령이 나가실 때 저희를 부르시더라. 저녁 6시에 나가시는데 주방 사람들이 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여러분들, 진실은 밝혀질 것이며 4년 동안 음식 너무 고맙게 먹었다. 감사하다’고 하셨다. 제가 이렇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엄지발가락 스타킹에 구멍이 나 있더라. 너무 마음이 안 좋았다. 지금도 그게 뇌리에 박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저희는 정치적인 건 모른다. 탄핵을 맞으셨든 안 맞으셨든. 그래도 다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들 아니냐. 저희한테는 진짜 소중하시고 제가 음식을 해줬던 주군이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천씨는 현재 짬뽕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서른한 살에 최연소로 청와대에 들어가 20년 4개월을 근무했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중식을 좋아해 청와대 최초로 중식 요리사를 뽑았을 때 추천받아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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