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노동계 숙원 사업 입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원활한 산업재해보험 적용을 위한 내용의 법안과 ‘타임오프제’라고 불리는 공무원·교원 노동조합의 근로면제제도를 명시한 법안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계 표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공무원·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포함한 110건의 법안의 체계·자구 심사를 마쳤다.
산재보험법은 특고 노동자들의 ‘전속성’ 요건을 폐지한 것을 골자로 한다. 전속성은 하나의 사업장에 노무를 상시 제공한다는 개념으로 이를 만족해야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배달기사·대리운전기사 등 특고 노동자들이 산재를 받는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개정안은 특고 노동자와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등을 ‘노무 제공자’로 규정하고 이들에게 전속성 요건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노무제공자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해 산업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법안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공약한 것이어서 ‘윤석열 정부 1호 노동법안’으로 불렸다.
노무제공자의 산업재해보험 보험료는 사용자와 노무제공자가 각각 50%씩 부담한다. 일반 근로자와 같이 사용자가 의무 납부한 뒤 보수에서 원천공제하는 방식이다. 보험료는 노무제공자의 ‘보수’를 바탕으로 책정된다.
‘타임오프제’는 공무원·교원 노동조합 전임자의 노조 업무 시간을 유급 근로 시간으로 인정하는 ‘노조전임자 근로면제제도’를 도입하자는 내용이다. 노동계의 숙원사업이었으나 경제계와 보수 진영의 반대로 지난 정권에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윤 대통령이 대선 당시 노조전임자 근로면제제도 도입을 약속하면서 논의의 물꼬가 트였다. 쟁점이 됐던 노조전임자 근로면제 비용 추계 문제는 노동계와 경제계가 모두 참여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맡는 것으로 여야가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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