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교황청, 유흥식 대주교 추기경 임명…한국천주교 사상 4번째(종합)

신임 추기경으로 임명된 유흥식 라자로(70)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이 지난해 8월 21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봉헌된 성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미사에서 강론하고 있다./연합뉴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70) 라자로 대주교가 29일(현지 시간) 한국 천주교 역사상 네 번째로 추기경에 공식 임명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사도궁에서 주일 삼종기도를 집례한 뒤 유 대주교를 포함한 신임 추기경 2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유 신임 추기경은 교황청 장관으로 임명된 지 약 11개월 만에 추기경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로써 한국 천주교는 선종한 김수환(1922∼2009) 스테파노 추기경과 정진석(1931∼2021) 니콜라오 추기경, 염수정(78) 안드레아 추기경에 이어 사상 네 번째 추기경을 배출했다. 유 신임 추기경의 서임식은 8월 27일 열릴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래 지역 안배와 다양성을 중시해 유럽 일변도에서 벗어나 그동안 소외됐던 지역 출신의 추기경 비중을 높여왔다. 하지만 유 추기경 임명은 240년 전 평신도로부터 시작해 수많은 순교자를 배출하며 성장해온 한국 천주교의 높아진 위상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서임된 추기경들이 모두 서울대교구장 출신인 반면 이번에는 처음으로 교황청 장관 출신 추기경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한국 천주교의 국제적 위상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애정·관심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염 추기경도 2014년 2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유 신임 추기경은 2005년부터 대전교구장으로 직무를 수행해오다 올해 6월 전 세계 사제·부제의 직무와 생활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는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발탁됐다. 교황청 역사상 한국인 성직자가 차관보 이상 고위직에 임명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교황청 행정 기구인 9개 성(省·Congregations) 장관은 관례상 추기경 직책으로 분류되기에 그가 추기경에 서임될 것으로 예견된 바 있다.

유 신임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매우 가깝게 소통하는 소수의 한국인 성직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도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을 청하는 유 신임 추기경의 서한을 계기로 이뤄졌다. 이후에도 그는 바티칸에서 수시로 교황을 개별 알현해 한국 천주교의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교황청 장관으로 재임하며 교황의 방북 추진 등 남북 평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남북한은 물론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바티칸을 방문했을 때도 “한국 정부도 그렇지만 여러 길을 통해 교황이 북한에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면서 노력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교황청에서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15일 유흥식 당시 대전교구장과 함께 대전역 대합실로 걸어오고 있다. 교황은 이날 애초 헬기를 이용해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미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헬기 대신 KTX를 타고 대전을 방문했다./연합뉴스


1951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유 신임 추기경은 1979년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대 교의신학과를 졸업하고 현지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후 대전 대흥동 본당 수석보좌신부, 솔뫼성지 피정의집 관장, 대전가톨릭교육회관 관장, 대전교구 사목국장, 대전가톨릭대 교수·총장 등을 거쳐 2003년 주교로 서품됐다.

추기경은 가톨릭교회 교계제도에서 교황 다음의 권위와 명예를 가진 성직자 지위다. 교황을 보필해 교회를 원활하게 관리하는 역할을 해 교황의 최고위 보좌관으로도 불린다. 전 세계 모든 추기경이 소속된 추기경단은 교회법상 교황의 최고 자문 기관이다. 80세 미만의 추기경은 교황 유고 시 ‘콘클라베(Conclave·교황 선출 투표)’ 한 표를 행사하는데 대체로 그 수가 최대 120명으로 유지된다. 교황으로 선출되는 피선거권도 있다.

전 세계 모든 추기경은 출신 국가에 관계없이 바티칸 시민권을 갖게 되며 국제 의전상 최고 예우를 받는다. 교황청이 공개한 추기경 통계를 보면 전체 215명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수가 93명으로 가장 많고 65명은 베네딕토 16세 때, 나머지 57명은 요한 바오로 2세 때 각각 서임됐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103명으로 절반에 육박한다. 이어 북미·아프리카 각 26명, 아시아 25명, 남미 21명, 중미 9명, 오세아니아 5명 등의 순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