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한국에 왔습니다! 우리 모두는 팬데믹 동안 음악과 함께 하는 시간을 필요로 했습니다.” (조니 스팀슨)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해외 아티스트들이 대규모 내한공연을 가졌다. 27~29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서울 재즈 페스티벌 2022’에서 핑크 스웨츠·알렉 벤자민·혼네 등의 유명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빛냈다. 몇 년만의 대규모 내한에 1일 1만 명으로 제한된 표가 3초 만에 매진돼 암표가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첫날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 감성 R&B 싱어송라이터 핑크 스웨츠는 이름처럼 공연장을 사랑과 평화의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즉흥 퍼포먼스들을 선보였다. 드럼을 연주하며 놀라운 연주 실력을 보여줬고, 애드립과 변주를 구사했다. 팬들의 반응도 자연스럽게 유도했고, 무대에서 내려와 손을 맞잡기도 했다. 그는 “필라델피아에서 여러분들을 만나기 위해 왔고, 와줘서 고맙다”며 “사랑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한국어로 말하기도 했다. 공연에는 그의 히트곡 ‘앳 마이 워스트’를 커버하기도 한 BTS 정국이 직접 공연을 관람하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음악시장의 오른 위상을 반영하듯 신곡들이 발표되기도 했다. 조니 스팀슨은 신곡 ‘룩 앳 미 나우’를 관객들에게 가르쳐주며 불렀고, 이담은 당일 발매한 신곡 ‘유 아 더 리즌’을 선보였다.
둘째 날 공연을 한 재즈 보컬 호세 제임스는 빌 위더스 헌정 공연을 펼치며 ‘린 온 미' ‘저스트 투 오브 어스’ 등의 곡을 커버했다. 앵콜곡 ‘러블리 데이'의 떼창을 직접 찍어 빌 위더스의 딸에게 보내기도 했다.
둘째 날 헤드라이너인 싱어송라이터 알렉 벤자민은 “14살 때 제이슨 므라즈가 EBS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꿈을 정했다”며 “서울에서 공연하는 일은 내 꿈이었고, 내가 여기 있다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내 생일이기도 한데, 이 감정을 나누고 싶었고, 한국은 나에게 너무나 특별하다”며 “지구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라고 전했다. 서투른 한국말로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관객 정 모(29)씨는 “한국이 좋다고 하는 말이 너무 귀엽고 음색도 좋다”며 “팬이 됐고, 집 가는 동안도 노래를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가수들도 뒤지지 않았다. 첫째 날 무대에 오른 백예린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페스티벌은 처음인 것 같다”며 무대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 ‘스퀘어’ 등의 인기곡에서는 스탠딩 관객들이 앞으로 쏠리자 펜스에서 물러나달라며 “뛰면 좋지만, 즐겨만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악뮤·에픽하이·선우정아 등도 무대에 섰다.
해외 아티스트들의 내한은 계속된다. ‘디 인터넷’의 보컬이자 싱어송라이터 시드는 7월 31일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8월 18일에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협업한 적 있는 싱어송라이터 세일럼 일리스가 홍대 롤링홀에서 공연을 연다. 아이슬란드의 밴드 시규어 로스도 8월 19일 올림픽공원에서 6년 만에 내한공연을 펼친다. ‘배드’와 청하와의 콜라보 곡 ‘배드 보이’로 유명한 크리스토퍼는 8월 26~28일 예스24 라이브홀에서 3회의 공연을 개최한다. BTS와 함께한 ‘마이 유니버스’의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도 2017년 이후 첫 내한공연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계획 중이라고 알려졌다. 8월 5·6일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밴드 뱀파이어 위켄드 등이, 8월 6·7일 '하우스 오브 원더' 페스티벌을 통해서는 기타리스트 톰 미쉬·밴드 뉴 호프 클럽 등이 한국을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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