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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머니 의존한 10년…'스타트업 붐' 끝났다"

"긴축 시대, 혹독한 시간 올 것"

실리콘밸리 VC, 줄줄이 경고

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VC) 업체들이 ‘스타트업 붐’의 종식을 선언하며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체 스냅 등에 투자한 라이트스피드는 최근 한 기고문에서 “지난 10년간 계속된 스타트업 호황의 시대는 두말할 나위 없이 끝났다”고 밝혔다. 금융위기를 극복한 2010년 초반부터 급성장해온 스타트업들의 호황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이야기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견한 VC 세쿼이아는 “팬데믹 직후 스타트업 업황이 ‘V 자’로 회복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스타트업은 지출을 빠르게 줄이고 현금 보유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전 세계 VC의 스타트업 투자는 2분기 들어 이달 15일까지 577억 달러에 그쳤다. 이 추세대로라면 2분기 투자는 1분기(1424억 달러)에 비해 20%가량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 버블에 대한 경고는 팬데믹 초기부터 제기됐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뿌린 천문학적 규모의 ‘칩머니(cheap money)’가 스타트업의 기업공개(IPO) 등으로 몰려가며 우려를 잠재웠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각국이 고강도 긴축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유망하다는 이야기만 들리면 스타트업에 거액이 투자됐지만 이제는 ‘돈의 가치’가 올라가 쉽게 투자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워졌다. 트위터의 초기 투자사인 유니언스퀘어의 프레드 윌슨 공동 창업자는 “이 같은 현상이 최소 18개월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스타트업 업계의 인재 유치 경쟁이 줄고 기업 줄도산이 일어나는 등 혹독한 시간이 올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WSJ는 VC사들을 인용해 “풍부한 유동성에 의존해 명맥만 유지하면서 스타트업 간 경쟁을 부추겼던 기업들이 정리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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