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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공약' 내놨지만…구체성 떨어져 포퓰리즘 변질

[정책개발학회-본지 공동 지방선거 공약 분석-복지·교육 공약]

선거때마다 반복되는 공약 수두룩

돌봄조례·어린이병원 등은 호평

수요자 입장서 설계해야 효능감↑

21일 송영길(왼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시내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여야 주요 광역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이 복지 대상별로 맞춤형 공약을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각 후보들이 시대적 흐름에 맞춰 공약을 마련한 것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인 시행 계획이나 재원 조달 방안까지 설계하지 못하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30일 서울경제가 한국정책개발학회와 주요 시도지사 후보들의 복지·교육 공약을 분석한 결과 각 후보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고려한 공약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돌봄 노동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돌봄조례’ 제정을 약속해 호평을 받았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도내 권역별로 ‘어린이전문병원’과 ‘공공산후조리병원’을 만들겠다고 공약한 것도 “지역민에게 꼭 필요한 공약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공약이나 복지 수요자의 정책 효능감을 고려하지 않은 공약도 다수 발견됐다.

◇계획 없이 공약하는 ‘포퓰리즘’=전문가들은 구체적인 내용 없이 제시된 공약은 포퓰리즘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박남춘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의 공약이 대표적이다. 정석환 배제대 교수는 “박 후보가 대상별로 다양한 공약을 잘 준비했다”면서도 “‘0~12세 완전 무상 보육’과 같은 공약은 소요 예산을 고려하면 포퓰리즘의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청년 월세 지원’ ‘모든 청소년 교통비 지급’도 “소모성 정책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의 복지 공약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실현 가능한 공약 중심으로 작성됐다”면서도 “‘일자리 60만 개 조성’은 홍보용으로 좋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송 후보가 2조 원 규모로 발행하겠다고 밝힌 ‘서울사랑상품권’ 공약은 선심성 공약으로 꼽혔다.

◇어디서 본 듯한 공약 ‘과거 답습형’=공약이 쏟아지다 보니 이미 존재하는 제도를 재차 내세우는 경우도 확인됐다.

김선희 한경대 교수는 “송 후보 공약 중 ‘서울형 시민 보험’ ‘재택연계형 주 4일제 시행’ ‘생애 1회 실업급여 제공’ 등은 중앙 부처의 기존 제도와 중복된다”며 “정책 집행 과정에서 갈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후보가 공약한 ‘경기도 5무 금융’ 역시 보증 기관을 활용한 대출 만기 연장 정책으로 선거 때마다 등장한다. 게다가 김 후보는 정책 자금 상환 기간을 현행 5년에서 6년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하는데 그쳐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기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요자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을”=공약들이 ‘집행자’의 시각에서 설계됐다는 지적 또한 나왔다. 김정학 고려대 교수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공공 온라인 정보 플랫폼 구축’ 공약을 두고 “민간에서 충분히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차라리 소비자 피해에 대한 구제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변성완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의 청년 공약에 대해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왔다. 황희영 동의대 교수는 “지역의 청년 인재 유출에 대응하고자 하는 것은 좋지만 현금 지원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정책) 수요자보다 공급자 중심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변 후보는 부산에서 나고 자라 성인이 된 청년에게 1000만~2000만 원을 지급하는 ‘청년기초자산’ 제도를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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