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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60만원이면 한 명 몫 거뜬"…골목 상권 파고드는 '알바봇'

[서빙로봇 전성시대]자영업자 로봇 도입 확산

치솟는 물가에 최저임금도 부담

대형 프랜차이즈까지 속속 도입

일손 덜어줘 직원 만족도도 높아

호텔·케어 등 로봇역할 더 커질듯

서빙 로봇이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IFS프랜차이즈 창업 박람회에서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존에 일했던 직원들에게 다시 일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돌아오지 않네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다른 일을 하면서 서빙 알바가 힘든 일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대요.” 수원에서 고깃집을 하는 한 점주의 하소연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일 때 배달 중심 영업을 한 탓에 내보낸 직원을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다시 불렀지만 돌아온 대답은 거절이었다. 신규 채용 공고를 냈지만 채용을 문의하는 구직자들의 연락조차도 뜸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대면 소비가 급증하면서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소규모 음식점을 중심으로 구인난이 심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인 절벽’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사정은 ‘아르바이트의 꽃’이라고 불리던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계도 마찬가지다.

31일 대형 채용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CJ와 이랜드·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외식 업계가 전사적으로 아르바이트생 채용 공고를 진행하고 있다. 가맹점 등 점포 차원이 아닌 본사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채용 홍보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경우 아르바이트 이력만으로 정직원 채용 서류 전형에서 혜택을 받기 때문에 과거에는 인기가 많은 자리였다”며 “자영업자는 물론 프랜차이즈 업계 모두 아르바이트 뽑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인난과는 별개로 치솟는 물가와 최저임금은 자영업자들에 큰 부담이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를 기록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만 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한 자영업자는 “현재는 직원이 안 뽑혀서 문제지만 뽑힌 후에는 인건비가 문제”라며 “원자재 값도 오르고 인건비도 올라 원가 상승 압박을 크게 받고 있지만 모처럼 찾은 활기에 가격을 올리면 손님들이 떠날까 봐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최악의 구인난과 원가 상승 압박 속에 서빙 로봇의 인기는 급상승하고 있다. 월 60만 원 안팎의 비용으로 아르바이트생 한 명의 몫을 해내고 있기 떄문이다. 박승도 코가로보틱스 대표는 “서빙 로봇을 도입한 점주들이 인건비가 절감된다며 만족도가 크다”며 “구인난과는 별개로 직원 복지 차원에서 서빙 로봇을 도입하는 점포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서빙 로봇을 도입하면 매장 내 직원들의 동선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서빙 로봇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빙 로봇을 도입한 매장일수록 직원들의 이직률도 낮고 직원 채용도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가로보틱스 서빙 로봇을 도입한 광주의 송다현 고인돌 사장은 “서빙 로봇을 들인 후 직원 운영 면에서 큰 여유가 생겼다”며 “특히 손님들이 좋아하고 어린 아이들은 로봇을 따라다니기까지 한다. 가게의 분위기도 젊어진 효과가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대형 프랜차이즈도 속속 서빙 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애슐리퀸즈 관계자는 “특이 매장을 제외한 전 매장에 서빙 로봇이 들어갔다”며 “지난해 10월 말부터 도입했는데 고객뿐 아니라 직원들도 만족도가 좋아 2월 말 전 매장 도입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우리 매장은 손님들이 다 드신 후 식기를 반납대에 가져다 놔야 했는데 서빙 로봇 도입 이후 간편하게 정리하실 수 있어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글로벌 서빙 로봇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래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서빙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14억 달러에서 2027년 약 23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경우 2020년 약 399억 원에서 2027년 약 6137억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빙뿐 아니라 주문부터 제조·서빙까지 로봇이 담당하는 로봇 카페가 생겨나는 등 서비스 시장에서 로봇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KT의 경우 호텔·케어·바리스타·서빙·방역 등 다양한 서비스 로봇 시장에 진출해있다. KT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약 2,000대의 로봇이 판매됐다”며 “서빙 로봇의 경우 지난해 7월 출시했는데 최근 들어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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