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가 1일 국민의힘 압승을 예측하자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눈에는 잠깐 눈물이 고였다.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결과 발표 10분 만에 자리를 떴다. 같은 시각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민주당 지도부들은 출구조사 발표 10분 전인 이날 오후 7시 20분쯤부터 개표상황실이 마련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로 속속 입장했다. 예상보다 낮은 투표율에 이들의 표정은 다소 어두웠다. 지난 선거에서 투표율이 낮으면 대부분 민주당에 불리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오후 7시 30분 지상파 3사 출구조사가 국민의힘 10곳, 민주당 4곳 우세, 경기·대전·세종 등 3곳 경합을 가리키자 민주당 상황실에는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경합 3곳도 수치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국민의힘 후보보다 낮게 나오자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본인이 직접 출마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구조사에서 승리를 예측하는 결과를 받아든 이 총괄선대위원장의 표정도 어두웠다. 본인의 예측 결과가 나올 때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출구조사 발표 10여 분 만에 인천 계양에 마련된 캠프로 이동하기 위해 자리를 뜬 이 총괄선대위원장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총괄선대위원장이 상황실을 떠나자 윤호중 비대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내 자리를 떴다. 윤 비대위원장은 “투표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리고 마지막까지 개표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향후 결과가 최종적으로 나오면 당 차원에서 지도부와 상의해서 입장을 낼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출구조사 결과에 잠깐 눈물을 보였던 박 비대위원장은 이내 감정을 추스르고 방송 인터뷰를 준비하기 위해 상황실 뒤편으로 이동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결과가) 좀 안 좋게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출구조사 결과를 평가했다. 이어진 KBS와의 인터뷰에서는 “출범 한 달도 안 된 윤석열 정부 견제론보다 쇄신하겠다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렸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의 개표상황실이 마련된 국회도서관은 출구조사 발표 30여 분 전부터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가 계속됐다.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얼굴에는 미소가 맴돌았다. 오후 7시 10분쯤부터 상황실로 속속 도착한 의원들은 서로 ‘고생이 많았다’고 격려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승리를 예감한 듯 ‘기호 2번’이 적힌 선거운동복을 입고 TV 앞에 나란히 앉았다. 출구조사 발표 10초 전부터 다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쳤고 결과가 발표되자 “와” 하는 환호성이 상황실을 가득 메웠다. 곳곳에서 하이파이브와 함께 “이겼다”는 구호가 나왔다. 지역별 출구조사 결과가 나올 때마다 다시 한번 환호성이 터졌다.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에서도 선거 비용이 전액 보전되는 15%가 넘는 득표율이 예측되자 격려의 박수가 나왔다. 계양을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의 승리가 예측될 때는 가벼운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다만 권성동 원내대표는 잠깐 환호한 뒤 금세 동료 의원들에게 ‘겸손’을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상황실을 빠져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어느 정도 승리하리라고는 예측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출구조사가 (좋게) 나왔다”면서 “윤석열 정부에 힘을 밀어주겠다는 뜻이 출구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동료 의원들에게 ‘겸손’을 강조한 이유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때부터 여러 방면에서 실책을 저질렀고 그 결과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면서 “항상 낮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파악하고 그에 맞추는 정치를 하는 것이 총선이나 그다음 선거에서도 지지를 얻는 데 관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낮아지자고 얘기한 것이다. 앞으로 민심을 잘 살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후 11시45분쯤 개표상황실에서 서울·부산·대구·인천·울산·강원·충북·충남·경북·경남 등 당선이 확실하거나 유력한 지역에 당선 딱지를 붙이는 행사를 진행했다. 민주당은 2일 오전 비공개 비대위 회의를 열고 지도부 거취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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