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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하루치 600원? OTT, '쪼개팔기' 법정 세우나

계정 중개서비스 재판매 행태 진화

400~600원에 하루단위 판매 성행

월단위 모델 무력화·확장성 타격

수익성 악화 업계 법적 대응 검토

가입자 이탈 우려에 실행여부 주목

계정 쪼개팔기 사이트에서 6개 OTT를 하루 단위로 판매하고 있다. 가격대는 400~600원./사진=해당 사이트 캡쳐




국내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업계가 그동안 좌시해오던 ‘계정 쪼개 팔기’ 행태에 칼을 뺄 조짐이다. 월 단위 구독 서비스를 하루 짜리로 쪼개 파는 등 재판매가 나날이 진화하면서 일부 기업들은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OTT 성장세가 눈에 띄게 꺾인 가운데 불법 행태를 엄단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계정 중개 서비스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디즈니 등 6개 OTT의 한 달 단위 구독 서비스를 일 단위로 쪼개 판매하고 있다. 가격대는 400~600원대로 인기가 많은 OTT들은 자주 품절되기 일쑤여서 구매를 위해 대기가 필요할 정도다. 품절된 OTT의 판매창을 보면 판매가 재개되는 시각을 초 단위로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서비스 관계자는 “고객에게 어떠한 피해도 발생되지 않은 만큼 안심하고 사용하면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6일 오후 기준 OTT 계정 쪼개팔기 사이트 내에서 넷플릭스는 품절돼 구매할 수 없다.사진=해당 사이트 캡쳐


이는 기존 재판매 양상에서 한 단계 진화한 수법이다. 기존에는 구독료를 아끼려는 이용자들을 매칭하는 계정 중개가 대부분이었다. 업계 역시 이를 인지해왔지만 가족, 친구간 계정 공유가 공공연한 상황인데다 사업이 확장 일로를 걷는 국면에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나날이 진화하는 수법에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하루 단위 쪼개 팔기는 월 단위 구독 모델을 무력화하는 행위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OTT회사 관계자는 “공급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한 달 단위의 구독 기간이 콘텐츠 홍보를 위한 울타리 역할도 하는데 이를 일 단위로 쪼개 버리면 콘텐츠 확장성에도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는 최근 이와 관련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일부 기업은 엄중 대응을 위한 법률 검토에도 들어갔다. 웨이브는 이 같은 행태를 약관 위반으로 판단하고 법적 대응을 염두에 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왓챠도 마찬가지다. 왓챠 측은 “계정 정지부터 법적 대응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며 “이 서비스로 인해 회사가 입은 손해를 구체화할 계획이고 업무 방해 등 다양한 법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역시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OTT 업계가 최근 들어 쪼개팔기에 대해 민감하게 나서게 된 배경에는 산업 전반의 성장성이 둔화된 것과 무관치 않다. 글로벌 OTT 업계를 선도하는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11년 만에 가입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하며 주가가 40%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 약 150명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광고 요금제를 만드는 등 요금제 개편을 통해 실적 개선에도 나섰다. 국내 OTT 역시 콘텐츠 투자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이에 반해 수익성 개선 속도는 저조하다. 웨이브, 왓챠, 티빙 국내 OTT 3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총 1568억 원으로 집계됐다.

김용희 한국OTT포럼 연구이사(숭실대 교수)는 “재판매 행태는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이 보호하는 온라인 콘텐츠 제작자의 영업상 이익을 침해한 행위로 볼 수 있다”며 “다만 OTT 입장에서 재판매 서비스를 일시에 막아버리면 가입자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어 실제 법적 조치에 나설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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