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는 2014년 선임병들의 지속적인 구타와 가혹 행위로 숨진 윤승주 일병의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15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일병이 세상을 떠난 지 8년이 지났지만 사건 은폐·조작에 관여한 이들은 단 한 사람도 처벌받지 않았다"며 "국가가 실체를 규명하고 유족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 당연함에도 1심 재판부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국가배상 청구를 기각했다"고 비판했다. 윤 일병 유족은 22일 국가배상소송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경기도 연천 28사단 예하 포병대대에서 근무하던 윤 일병은 2013년 말부터 4개월가량 선임병들의 구타 및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이듬해 4월 숨졌다.
주범 이 모 병장 등 가해자들은 폭행당한 윤 일병이 병원으로 후송되는 과정에서 '냉동 음식을 먹다 갑자기 호흡곤란으로 쓰러졌다'고 의료진에 진술했다. 이들은 헌병대 조사에서는 폭행이나 가혹행위를 부인했다.
군검찰은 당시 사인을 '음식물로 인한 기도폐쇄에 따른 뇌 손상'이라고 밝혔다가 뒤늦게 '장기간 지속적인 폭행 및 가혹행위로 인한 좌멸증후군 및 속발성 쇼크 등'으로 변경했다.
가해자들을 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했다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살인죄를 추가 적용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유족은 2014∼2017년 사인 조작 등에 가담했을 것으로 판단되는 군 관계자들을 고소·고발했으나, 군검찰은 피의자들을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
유족은 2017년 4월 주범 이 병장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이 병장에게 4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도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이 병장은 대법원에서 살인 혐의가 인정돼 징역 40년, 나머지 공범들은 상해치사죄로 징역 5∼7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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