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1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난 2019년 탈북 선원 강제 북송 사건의 진상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신색깔론’이라고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이념이 아니라 인권의 문제”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진상조사 TF 단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은 민주당에 정보 공개 협상을 제안하면서 국회 내 특별위원회 설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출범식에서 “(해당 사건은) 두 번 죽임을 당했다. 한 번은 북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아 살해당했고 한 번은 문재인 정부에 의한 인격 살인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건 처리 과정을 보면) 처음부터 월북으로 정해져 있었다”며 “이 죽음이 누구에 의해 어떤 경위를 거쳐 월북으로 둔갑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탈북 선원 북송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는 귀순 의사를 밝힌 선원 두 사람을 극비리에 강제 추방했다”며 “(송환된 선원들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증거도 없는데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이들을 포승줄로 결박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누구의 죽음은 기념되고 누구의 죽음은 은폐되는 죽음의 정치화를 근절해야 한다”며 “우리는 진실을 규명해 한 국민의 명예를 되찾고 한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내겠다”고 다짐했다.
하 의원은 “이번 사건은 일관되게 인권의 관점에서 봐야 할 사건”이라며 야권의 공세에 반격했다.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의 진상조사 움직임을 ‘정권 보복 움직임’으로 규정하고 반발하고 있다. 그는 “월북이 쟁점이 아니다. 먹고사는 민생 문제가 급하다”는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군사독재 정권의 인권관”이라며 “민주당이 군사독재의 후예를 자처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하 의원은 북한이 해당 공무원을 발견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후 총격을 받기까지 6시간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충분히 살릴 시간이 있었는데도 살인을 방조했다고 보는데 이를 확인할 것”이라며 “이후 월북몰이를 통해 인권침해를 한 과정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이어 하 의원은 민주당에 해당 사건과 관련된 대통령 기록물 등의 자료를 공개하기 위한 정보 공개 협상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에서도 당시 국회 회의록을 공개하자고 제안했다”며 “협상 창구를 정해 지금 당장이라도 정보 공개 협상을 하자”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국회 차원 특위 구성도 시사했다. 그는 “원래는 국회차원 진상규명을 민주당에 제안했었다”며 “민주당에서 거부해서 당 차원 진상규명 TF를 만들었지만 여야 합의로 특위가 만들어지면 당 진상규명 TF 활동은 자동으로 종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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