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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5K로 '탑건' 도전…하늘 위 20m 옆 美전투기는 든든했다 [한미초계비행 첫 동행취재]

■한미 연합초계비행 언론 최초 동승취재

첫날 대구기지서 편대 날아올라

울산공단·포항제철·부산항 거쳐

한국 공군 단독 2시간 비행 훈련

둘째날 한미연합으로 초계 비행

평택 삼성반도체공장 상공 수호

경제 상징 시설 돌며 '건재 기원'

서울경제썸 | 민병권 서울경제 차장이 지난 21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F-15K 전투기에 탑승해 경북 포항 영일만 상공을 초계비행하고 있다. 국내 언론이 한미연합전투기 초계비행에 동승해 취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경제 민병권 차장이 지난 21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한미연합초계비행을 위해 이륙 대기중인 F-15K 전투기에 탑승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국내 언론이 한미연합 전투기 초계비행에 동승해 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제공=공군




21일 오후 3시 5분 대구 공군기지. 관제사들의 이륙 사인이 떨어졌다. 엔진의 굉음과 더불어 F 15K전투기 기체가 활주로를 빠르게 내달리더니 순식간에 창공으로 날아올랐다. 36.7톤(최대 이륙 중량 기준)에 달하는 육중한 기체라고는 믿기지 않는 기동 성능이었다. 편대는 대구 기지를 떠난 지 불과 6분 만에 포항 상공에 진입했다. 다시 5분 뒤에는 울산에 이르렀다. 마치 순간이동을 하는 느낌이었다.

비행은 20·21일 이뤄졌다. 호국의 달을 기념해 이틀간 실시된 ‘한국군 단독 및 한미 연합 초계비행’에 나서기 위해서다. 20일 우리 공군 단독, 21일은 한미연합 방식으로 초계비행을 했다. 초계 임무는 국내 최초의 전투비행대대로 전통이 깊은 제11전투비행단 102비행대대가 맡았다. 이날 편대기를 조종한 강요한 소령은 "대한민국 국군은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통해 이 땅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적이 도발하면 압도적인 힘으로 단호하게 제압하겠다“고 다짐했다.

초계비행에는 언론도 함께했다. 서울경제를 비롯해 주요 언론사 기자 4명이 취재진으로 선발돼 동승했다. 공군 전투기 비행에 기자들이 함께한 것은 2015년 말 이후 약 7년 만이다. 특히 한미연합 초계비행에 기자단이 동승해 취재한 것은 처음이라고 공군은 설명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수록 한미 동맹은 더욱 굳건해지고 대비 태세 또한 철통 같아지고 있음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우리 공군 지난 21일 오후 F-15K 편대가 경북 포항 영일만 상공을 초계비행하고 있다. 영일만 주변으로 우리 경제의 원동력을 일군 포스코 공장들과 포항신항이 보인다. 사진제공=공군


韓 공군 전투기 첫 출격한 대구에서 이륙해

11전비단장 김태욱 준장이 직접 비행 지휘

엄중한 안보상황 속 호국의달 행사 무게 더해

포항 포스코, 울산공단, 부산항 상공서 초계

비행 첫날인 20일에는 11전투비행단장인 김태욱 준장이 직접 F 15K편대기 후방석에 앉아 지휘했다. 장성이 이례적으로 직접 초계비행을 이끈 것은 엄중한 한반도 안보 상황을 감안해 이번 행사의 무게감을 더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됐다.

특히 초계비용의 시작점인 대구 공군기지는 한국전쟁 당시 우리 공군이 최초로 출격한 장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강요한 소령은 “바로 이곳이 한국전쟁 당시 우리 공군이 미 공군의 F 51무스탕 전투기 10대를 처음 들여와 1950년 7월 3일 역사적인 출격을 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서울경제를 비롯해 국내 주요 언론사 기자 4명을 태운 전투기 편대는 2시간의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대구 기지를 출발해 '포항·울산~부산 거제도 일대~합천 해인사 일대~세종~평택~인천 월미도(21일 비행에서는 제외)~강릉~대구 기지’ 코스로 편대비행을 했다. 세종~평택 구간에서는 주한미군의 F 16 전투기 편대가 마중 나와 같은 팀처럼 호흡을 맞췄다.

대구 기지를 떠난 F 15K편대는 11분 만에 울산에 이르렀다. 특히 경제발전의 상징인 울산공단과 포항제철 일대를 지났다. 오후 3시 20분 무렵에는 부산 상공에 돌입했다. 전투기 편대는 대표적인 한류 해상 관광 명소로 떠오른 광안대교를 비롯해 세계 8위 무역 대국의 상징인 부산항 위를 지났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수출액이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을 환기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공군은 전했다.

첫날 비행은 전 구간에서 우리 공군 단독으로 이뤄졌다. 둘째 날 비행은 세종시 일대에서 평택 구간까지 한미연합 초계비행 방식으로 실시됐다. 합류한 미 공군 F 16 4대는 편대를 이루며 우리 공군 편대와 불과 수십~100m 이내의 간격으로 다가와 팀워크를 과시했다. 이날 편대 2번기를 조종한 박진응 대위는 “한미 공군이 평소 수시로 연합 비행을 해온 덕에 이번과 같이 상호 근접 초계비행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군 F-15K 편대가 지난 21일 부산광역시 상공을 초계비행하고 있다. 밑으로 랜드마크가 된 광안대교와 해운대 일대의 고층 건물들이 늘어서 세계 7위권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자랑하는 대도시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제공=공군


‘세종~평택 구간’에선 美 F-16편대도 합류해

한미전투기 ‘호국 대형’ 비행…환상의 팀워크

“한미간 수시로 연습해 근접 초계 비행 가능”

북핵위협 속 한미 연합방위 태세 더 굳건해져



편대기들은 경기도 평택도 지났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시설인 삼성전자 평택 공장의 전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강 소령은 이번 비행 코스에 대해 “삼성전자 평택 공장이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심장으로 오랫동안 건재하기를 기대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평택은 한국전쟁 당시 찰스 스미스 중령이 지휘하던 미군 파견 부대가 북한군과의 첫 교전인 ‘죽미령 전투’를 벌인 지역이기도 하다. 둘째 날 비행에서 평택까지의 한미연합 초계비행이 마무리되자 우리 측 편대는 미국 측 편대에 ‘비행 지원에 감사한다’ 인사를 전했다.

우리 측 편대는 평택에서 기수를 동쪽으로 틀어 강원도로 향했다. 오후 4시 18분께 강릉 상공에 도달했다. 편대 3번기를 조종한 한승훈 대위는 “강릉은 한국전쟁 당시 공군의 전진기지가 있었던 곳”이라고 소개했다. 강릉 해안을 지나자 한반도의 등줄기 태백산맥의 준봉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편대 조종사들은 호국영령들의 피땀으로 지켜진 아름다운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할 것을 다짐하며 오후 4시 55분쯤 대구 기지로 귀환했다. 기자들은 베테랑 조종사들은 훌륭한 솜씨 덕분에 장시간의 비행을 무리 없이 마칠 수 있었다.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편대(오른쪽 4대)와 주한미군 F-16 편대가 지난 21일 연합초계비행을 하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이 자리 잡은 평택시 상공을 지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장시간 임무에도 대형 흐트러짐 없어

“평소 훈련 땐 3m 간격으로 편대 비행”

파일럿들 귀환 후 쉴틈 없이 비상대기

정예 공군전력 건설에 투자 계속 늘려야

파일럿, 정비·관제요원 육성·처우도 중요



이번 비행 내내 우리 공군 편대기들은 약 20m의 폭으로 밀집한 호국 대형을 이루면서도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급선회와 고속 비행을 이어갔다. 기자들이 감탄하자 공군 관계자는 “오늘은 그나마 행사용 포메이션(대형)이라 간격이 넓은 편”이라며 “평소 전술훈련 등을 펼칠 때는 편대기가 3m 정도로 간격을 좁혀 비행하는 것도 다반사”라고 귀띔해 우리 파일럿들의 놀라운 역량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초계비행은 대체로 약 8000~1만 피트 안팎의 상공에서 300~400노트의 순항 속도로 진행됐다. 다만 “우리 공군의 F 15K전투기가 이처럼 순탄한 초계비행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평상시에는 실전 상황에 대비해 전술 및 전투 훈련 비행을 수시로 하고 있다”고 4번 편대기를 조종한 김동욱 대위가 전했다. 3만 피트 이상의 상공까지 치솟고 급가속과 감속·급선회기동(일명 ‘브레이크턴’) 등 고난도 비행 훈련을 한다는 것이다.

고속의 고난도 비행 훈련 과정에서 F 15K 파일럿은 중력의 약 6~9배(6~9G)나 되는 압박을 수시로 겪는다. 강릉에서 대구 기지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우리 편대는 브레이크턴 등의 고난도 비행을 시연했다. 동승한 기자들은 이 과정에서 10여 초간 6~7G 정도의 중력가속도 압박을 받았다. 강한 압박에 숨이 막히고 뇌와 안구로 흐르는 혈액이 일시적으로 끊겨 시야가 흐려지고 정신이 아득해졌다. 다행히 비행복에 겹쳐 입은 일명 ‘G슈트’가 허벅지 등을 자동으로 강하게 압박해 하체로 쏠린 혈액이 상체로 정상 순환할 수 있었다. 이 덕분에 동승한 기자들은 블랙아웃을 면해 맨 정신을 유지했다.

민병권 서울경제 차장이 21일 언론 최초로 한미연합 전투기 초계비행에 동승해 취재를 마치고 대구기지로 돌아온 뒤 공군 파일럿의 상징인 빨간 머플러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공군


김 단장은 “통상 2시간에서 3시간까지도 비행을 하는데 그 과정에는 오랜 준비 작업도 있고 비행하는 도중에도 계속 편대 간격을 유지하는 등 세밀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전방석 조종사는 아마 비행을 마치고 고개가 뻐근했을 것”이라며 “그런 부분을 실제 비행을 통해 잘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파일럿들의 임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편대원 중 일부 조종사는 숨 돌릴 틈도 없이 유사시에 대비한 출격대기조로 편성됐다. 이 같은 우리 공군 파일럿들의 노고 덕분에 대한민국 영공이 철통같이 지켜지고 있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됐다.

공군 파일럿들은 비상 출격에 대비해 기지 밖을 거의 나가지 못한다. 주말 등 공휴일에 조차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출격을 위해 대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파일럿 뿐만이 아니다. 상시 출격 가능하도록 전투기 등을 유지 관리하는 데 힘쓰는 정비대대원들부터 지상의 관제요원, 파일럿을 정기적으로 양성하고 보수교육을 실시하는 훈련·교육담당자들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공군인들의 피와 땀이 응축돼 오늘날 미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영공을 수호할 수있는 선진 공군력을 갖추게 됐다. 이 같이 든든한 대비태세를 계속 유지·발전시키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지혜를 모아 인프라·장비 확충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애써 키운 엘리트 공군인들이 유출되지 않도록 처우와 교육에 한층 더 신경 써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한편 이번 우리 공군 편대비행에는 이다경, 강영호, 송준협 대위가 동승해 임무를 빈틈 없이 수행했다. 아울러 4대의 F-15K 편대를 촬영하기 위해 추가로 2대의 F-15K가 투입됐다. 각각 이명희 소령과 박지웅 대위가 조종간을 잡아 액션 영화에서도 보기 힘든 고난이도 비행으로 근접촬영을 실시했으며 위인태 상사와 김종윤 중사가 동승해 촬영임무를 완벽히 마쳤다. /대구=민병권 기자·국방부 공동취재단

서울경제 민병권 차장이 지난 21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언론 최초로 한미연합 초계비행에 동승하기 위해 F-15K 전투기에 탑승하기에 앞서 필승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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