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2020년대 중후반까지 스텔스 전투기인 F-35A를 추가 도입해 공군 전투기 부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추가 도입분은 F-35A의 기존 모델보다 레이더, 무장능력, 사이버전 능력이 대폭 강회된 최신형인 ‘블럭 4’모델인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방사청은 최근 이 같은 방향으로 차세대 전투기(F-X) 2차 사업을 모색한다고 강 의원실에 대면보고했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문재인 정부가 경항모사업과 연계해 (함재기인) F-35B를 구매하겠다는 명분으로 F-35A 추가도입 사업을 지연시켰는데 그 실질적 이유는 북한 눈치를 살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기존 정부에서 북한 눈치를 보느라 추진하지 못한 사업들을 적기에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차원에서 윤석열 정부가 이번 F-35A 추가 도입을 재추진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이를 위해 지난 9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산하 관련 분과위원회(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를 열고 2023년부터 2020년대 중후반까지 총 3조9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F-35A를 추가 도입하는 F-X 2차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을 심의·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은 오는 7월 13일 방추위 본회의를 열고 해당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의 확정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F-35A 블럭 4모델은 우리 공군이 이미 40대 도입한 F-35A 기존 블록 3모델 대비 91군데의 성능개선이 이뤄지는 최신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적의 레이더를 비롯한 전자장비를 재밍 등을 통해 무력화시키는 전자전체계인 ‘ESM’성능이 향상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탑재 컴퓨터 및 레이더·전자광학체계 성능향상, 조종석 디스플레이의 디자인 개선, 항법장치 최신화, 탑재무장 종류 확대 등이 적용될 전망이다. F-35A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은 현재 블럭 4모델을 개발 중이며 이르면 2023년부터 생산돼 미 공군이 가장 먼저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F-X 2차 사업이 이번 사업안대로 추진된다면 노후 전투기 도태 등으로 인한 우리 공군의 전투기 수량 부족 사태를 보완하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우리 공군은 적정 전투기 보유대수의 하한선으로 420대를 잡고 있지만 올해 연말이면 보유대수가 380대 안팎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는 도입된지 약 40년에 육박해 노후화된 F-4 전투기들을 도태시키는 데 따른 것이다.
우리 공군은 이 같은 노후 전투기 도태를 보완하기 위해 국산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하는 KF-X사업(현 ‘KF-21 보라매’ 전투기)을 추진해왔으나 이명박 정부 시절 유승민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사업타당성 등을 문제 삼아 반대하는 가운데 사업이 수년간 좌초됐다. 이후 박근혜 정부가 KF-X사업을 되살려 총 120대를 생산하기로 했으나 이명박 정부의 오판으로 인해 5년이나 개발이 늦어져 적기에 전투기 공백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해당 120대가 계획대로 도입된다고 해도 노후 전투기 도태수량을 따라잡지 못해 2025~2031년에는 우리 공군 전투기 대수가 적정 수량 대비 30~70대 부족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가 추가로 F-35A 최신형을 추가 도입하려는 것이다. 스텔스기인 F-35A 수량이 늘어나면 북한의 대남 핵·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자위적 조치를 하는 ‘킬체인’ 작전 실행역량도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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