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최근 “기관 매집주 정보로 확실한 수익을 보장한다”는 유사투자자문서비스 업체 직원의 말에 2달 동안 모두 7개 계약을 체결하고 1억 3050만 원을 납부했다. 그러나 투자는 손실로 이어졌고, 직원은 다른 유료종목으로 계약을 유도하며 기존 추천 종목을 매도시켰다. 큰 손해를 보게 된 A씨는 업체에 계약 해지를 요구했으나, 이 업체는 이미 종목 정보가 제공되었다는 이유로 환급을 거부했다.
유사투자자문서비스(일명 ‘주식리딩방’) 업체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소비자 피해가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광고하거나 고가의 일회성 종목을 추천해 계약을 유도한 뒤,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하며 계약을 해지해주지 않는 등의 수법이 피해를 키웠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장덕진)은 서울특별시, 경기도와 함께 유사투자자문서비스 관련 피해다발업체 25개사(서울시 15개, 경기도 10개)에 대하여 합동점검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 접수된 유사투자자문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5643건으로 2020년(3148건)에 비해 1.8배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올해도 5월까지 1794건이 접수되며 2020년 동기 대비 67.8% 증가했다.
이런 피해는 주로 비대면 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동영상 플랫폼이나 SNS, 문자 등을 통한 고수익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한 뒤 전화 상담을 통해 가입을 권유하는 식이다. 실제로 소비자원이 작년 한 해 접수된 유사투자자문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 가입방식을 분석한 결과, ‘전화권유판매’, ‘통신판매’ 등 비대면 가입이 93.7%(5289건)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피해 금액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작년 한 해 유사투자자문서비스 업체 피해 금액은 모두 284억 원, 평균 계약금액은 553만 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19년 평균 계약금액인 367만 원보다 약 50%, 2020년 평균 계약금액인 434만 원보다 약 30% 늘어난 수치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업체가 일회성 고급 투자정보 등 추가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여 소비자가 다수의 계약을 체결하거나, 이미 이용 중인 타 업체 서비스 회비 환불을 대행해 주겠다며 자사의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는 등의 과도한 불건전 영업행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피해자 연령대는 50대가 약 30%로 가장 많았다. 40대, 60대 피해자가 각각 26.8%, 17.6%로 뒤를 이었다. 주목할만한 점은 20대 이하 피해자 증가세다. 20대 이하의 피해접수 증가율은 약 129.3%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30대, 40대 피해자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은 주로 ‘환급 거부·지연’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서비스 업체 피해 유형별로는 ‘환급 거부·지연’이 74.4%(4198건)로 가장 많았고, ‘위약금 과다 청구’ 21.3%(1202건), ‘약정서비스 불이행’ 2.0% (112건), ‘부당행위’ 0.5%(28건) 순으로 계약해지 관련 피해가 확인됐다.
소비자원은 현장 점검을 통해 업체가 통신판매 신고사항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 ‘시정권고’,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가입 전 계약서를 요구하고 해지 조건 등 중요 내용을 확인한 후 가입 여부를 결정할 것, △계약금은 서비스 중단, 환급 거부 등에 대비하여 가능하면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할 것, △계약해지 시 녹취, 문자, 내용증명 등 입증자료를 남겨 분쟁에 대비할 것 등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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