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 정기인사의 여진으로 검사들의 사직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중간간부 인사 발표 후 서울중앙지검에서만 4명의 부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이혜은(사법연수원 33기) 부장검사·고진원(33기) 공정거래조사부장검사·임대혁(32기) 형사13부장검사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를 남겼다. 전날 이선혁(31기) 형사1부장검사를 포함하면 이틀새 부장검사 4명이 줄줄이 검찰을 떠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혜은 부장검사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떠나게 돼 마음이 무겁지만, 비록 몸은 떠나더라도 마음만은 검찰에 두고 가겠다”고 적었다. 이 부장검사는 법무부 국가송무과 검사와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 1부장 등을 거쳐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수사 공보를 담당해왔다. 이번 인사에서는 대구지검 서부지청 인권보호관으로 발령됐다.
고 부장검사는 “개인적인 사유로 사직하고자 한다”며 “이제 검찰 안에서의 제 역할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요 근래 며칠 불면의 밤을 보냈다”며 “가정에 소홀한 동안 훌쩍 커버린 아이들, 열네 번의 이사와 계속되는 야근, 잦은 회식에도 묵묵히 응원하고 내조해준 아내, 혼자 남으신 아버지, 힘겹게 병마와 싸우고 있는 절친에게 더 늦기 전에 좀 더 가까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사의를 표한 이유를 설명했다. 고 부장검사는 대검 검찰연구관, 부산지검 공판부장, 춘천지검 속초지청장 등을 거쳐 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을 맡은 뒤에는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 대웅제약 ‘허위 특허소송’, 하림 ‘닭고기 가격 담합’ 등 기업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해왔다. 이번 인사로 대구지검 형사1부장으로 부임할 예정이었다.
임대혁 부장은 지난해 12월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세무서장을 ‘육류업자 스폰서 의혹’으로 기소한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제주지검 인권보호관으로 발령됐다.
전날 사의를 표한 이선혁 형사1부장검사는 부산지검 인권보호관으로, 이날 사의를 표한 김재하(31기) 대검 인권기획담당관은 서울고검 검사 부임을 각각 앞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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