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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자가 홍콩 다스린다"…習, 통치 강화·중국화 속내 드러내

홍콩반환 25주년 기념식 연설

'일국양제' 20회 언급하면서도

"국가근본 사회주의 수호" 강조

美·英선 '中, 약속 파기' 비판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존 리 신임 홍콩 행정장관이 1일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장인 홍콩컨벤션센터로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강조하며 홍콩에 대한 통치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시 주석은 연설 내내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강조하면서도 “홍콩인들은 국가의 근본인 사회주의를 자각하고 수호하라”고 강조해 속내가 홍콩의 중국화에 있음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1일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홍콩 주권 반환 기념식에 참석해 “정권은 애국자의 손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법칙”이라며 "홍콩의 통치권을 애국자가 확고히 장악하는 것은 홍콩의 장기적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필연적 요구"라고 말했다.

중국은 홍콩의 주권을 영국으로부터 넘겨 받을 당시 ‘홍콩 사람이 홍콩을 다스린다(港人治港)’는 원칙을 강조했다. 하지만 2019년 홍콩에서 대규모 반중 시위가 벌어진 뒤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愛國者治港)’는 기조로 달라졌다. 시 주석은 지난해 1월 캐리 람 당시 홍콩 행정장관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으면서 이 같은 지침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홍콩 정부는 선거제를 개편하고 반정부 시위 진압에 앞장서온 존 리 홍콩 정무부총리를 새 행정장관으로 선출했다.



1일 홍콩 거리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이 보인다. EPA연합뉴스


시 주석은 33분간의 연설에서 ‘일국양제’를 20번이나 언급하며 "홍콩과 마카오는 오랫동안 본연의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고도의 자치권을 향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홍콩의 독특한 지위와 강점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며 “중앙정부는 홍콩이 장기간 독자적 지위와 강점을 유지하고 국제금융·해운·무역에서의 중심적 지위를 공고히 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사회주의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근본 제도이며 중국 공산당의 영도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라며 “특별행정구의 모든 주민은 국가의 근본 제도를 자각하고 존중하고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말하는 일국양제에서 사회주의 체제는 예외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홍콩이 영국 통치 때 유지했던 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를 50년간 유지하는 것이 중국이 국제사회에 한 일국양제 약속이라고 보는 서방 국가들은 입을 모아 중국을 비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6월 30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7월 1일은 일국양제에 따라 약속된 50년간의 자치 기간 중 중간 지점"이라며 "그러나 홍콩과 베이징 당국이 민주적 참여와 근본적 자유, 독립적 언론을 이런 비전의 한 부분으로 보지 않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영국이 1997년 홍콩을 반환한 뒤 중국은 일국양제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들은 강하게 반박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미국과 서방 정치인들은 홍콩을 식민지화하는 오랜 꿈을 잊지 않고 여전히 홍콩을 '반중 교두보'로 착각하고 있다”며 “그러나 반중과 홍콩 세력의 간섭이 이미 국가보안법으로 단절됐고 홍콩 시민들의 국가 안보 의식은 한층 단단해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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