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세종이 검찰 내 대표적인 ‘금융통’으로 꼽히는 이정환 전 수원지검 안산지청장(사법연수원 29기)과 박배희 검사(39기)를 영입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4일 단성한 신임 합수단장의 부임으로 본격 재가동된 가운데 각 로펌의 금융·증권 분야 전문가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지청장은 다음 달 초순께 세종으로 정식 출근할 예정이다. 이 전 지청장은 서울 여의도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03년 부산지검 동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 검사, 대검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 및 금융위원회 법률자문관을 거쳐 서울남부지검 제2차장검사로 재직하면서 금융 수사 부서를 지휘하는 등 검찰 내에서 대표적인 금융·증권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2차장으로 근무했던 당시에는 금융사기 및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된 ‘라임자산운용 사태’ 수사를 지휘했다. 이 전 지청장은 법무부 검찰국을 비롯해 법무부 보호법제과장, 대검찰청 형사1과장, 대검찰청 법과학분석과장 등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치며 최근 안산지청장을 끝으로 사직하기까지 약 20년간 검사로 근무했다.
함께 세종 변호사로 합류하게 된 박 검사 역시 합수단 출신으로 최근까지 남부지검에서 다수의 금융·증권 사건을 수사해왔다. 대전지검 천안지청 시절인 2018년에는 3000억 원대 해외 광산 사업 투자금 사기 사건의 주범들을 재판에 넘긴 성과를 기록했다.
최근 각 로펌들은 금융·증권 분야에서 수사 경험이 풍부한 전관 영입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합수단이 단 신임 단장의 부임과 함께 수사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게 주된 배경이다. 암호화폐 등 금융 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합수단의 활동 반경도 넓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세종은 2월 서울남부지검 금조부 검사 출신의 정광병 변호사를 영입한 데 이어 지난달 8일 신호철 변호사가 이끄는 금융증권범죄 수사대응센터를 발족시키며 합수단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법무법인 광장도 합수단 출신이자 금융·증권 분야의 2급 ‘블루벨트’ 공인전문검사 최청호(35기) 전 창원지검 밀양지청장을, 율촌은 김수현(30기) 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 김락현(33기) 전 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 김기훈(34기) 전 남부지검 형사6부장 등 금융 수사 전문가를 잇달아 영입했다.
검찰 정기인사 후 중간 간부들의 사직 행렬이 이어지면서 고급 인력들이 시장에 쏟아짐에 따라 당분간 로펌의 ‘금융통’ 등 전관 찾기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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