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암호화폐 대출업체 볼드가 모든 인출과 거래 등을 일시 중단, 모라토리엄(채무지불 유예)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4일 미 CN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볼드의 최고경영자(CEO)인 다르샨 바티야는 이날 회사 블로그에 올린 성명에서 "변동적인 시장 상황과 불가피하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들의 재정적 어려움, 현재의 시장 환경" 때문에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같이 발표했다. 바티야 CEO는 지난달 12일 이후 볼드에서 1억9770만 달러(약 2573억 원)가 인출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회사가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옵션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탐색하고 분석하기 위해 재무·법률 고문들은 물론 잠재적인 투자자들과도 협의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법원에 모라토리엄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 설립된 볼드는 미국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이 설립한 발라벤처스 등으로부터 2500만달러를 투자받는 등의 유망한 업체였다. 하지만 암호화폐 가격 폭락으로 나타난 유동성 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결국 모라토리엄에 내몰리게 됐다. 미 CNBC는 "볼드가 올해 암호화폐 가격 폭락으로 인한 가장 최신의 피해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업계의 줄도산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암호화폐 헤지펀드인 스리애로즈캐피털(3AC)은 지난달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으며, 이에 스리애로즈캐피털에 6억달러 상당을 빌려줬던 암호화폐 중개업체 보이저 디지털은 인출 등 모든 거래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이 밖에 암호화폐 대출업체 셀시어스는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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