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K뷰티 열풍에 힘입어 급성장한 뷰티 기업들이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지로 꼽히는 테헤란로에 속속 입성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스킨1004’ 등을 운영하는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강남N타워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원료주의 스킨케어’를 내세우는 스킨1004는 최근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인디 뷰티브랜드다. 2023년 600억 원 대의 매출을 올렸던 스킨1004는 동남아시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며 지난해 매출액 2800억 원을 기록했다.
스킨케어 브랜드 ‘넘버즈인’과 메이크업 브랜드 ‘퓌’ 등을 운영하는 비나우는 지난해 10월 테헤란로의 강남GT타워 내에서 공간을 확장했다. 2023년 8월 강남GT타워로 이전하면서 2개 층을 사용했는데 3개 층으로 사무실을 넓힌 것이다. 2023년 1145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비나우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 단위의 ‘대어’로 평가받고 있다.
스킨케어 브랜드 ‘아누아’를 운영하는 더파운더즈도 직원 수가 약 200명으로 급증하면서 지난해 9월 사옥을 테헤란로 파르나스타워로 이전했다. 아누아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더파운더즈의 매출액은 2022년 576억 원에서 2023년 1432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밖에도 코스알엑스가 2021년 11월 테헤란로 센터필드에 둥지를 틀었고 스킨푸드와 스킨케어 브랜드 ‘클레어스’를 운영하는 위시컴퍼니 등도 현재 테헤란로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K뷰티의 인기가 글로벌 시장에서 계속되는 가운데 투자 유치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이 필요한 인디 뷰티 브랜드들이 테헤란로를 거점으로 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테헤란로가 갖는 상징적인 이미지는 물론, 투자자나 글로벌 바이어 등과의 접점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K뷰티를 주도하는 인디 브랜드의 경우 글로벌 등과의 접점을 조금이라도 늘리는 것이 필수적인 만큼 대기업과 달리 사무실 위치에 신경 쓰면서 테헤란로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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