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대법원이 지난달 낙태권을 폐기한 데 따라 일부 주에서 낙태를 속속 금지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낙태에 대한 ‘공중 보건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하고 있다. 핵심 지지층에서 낙태권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코로나 19 팬데믹 당시 내렸던 비상 조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낙태권 보장을 위해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이 있는 지 묻는 질문에 “정부 내 의료 전문가들에게 내가 그럴 권한이 있는지와 실제 어떤 영향이 있을지에 대해 살펴보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 법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은 심각한 질병 등으로 인한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90일간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해 대응에 필요한 자원을 동원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2020년 팬데믹 대응을 위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계속 연장하고 있다.
다만 낙태 문제에 이를 적용하는 것을 두고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크다. 젠 클라인 백악관 젠더정책 자문위원회 국장은 최근 "관련 펀드에는 수만 달러 정도의 기금밖에 없기 때문에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해도 동원할 자원이 많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그럼에도 낙태권 보장에 힘을 싣는 것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하려 하기 위함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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