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국무장관이 “통화 개입은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진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부가 환율 조작에 나서면 안 된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스즈키 슌이기 일본 재무상을 만나 회담했다. 옐런 장관이 취임 후 일본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옐런 장관은 회담 뒤 기자들에게 "일본, 미국 같은 주요 7개국(G7) 국가는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을 적용해야 하며 통화 개입은 '드물고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다"며 "이것이 미국이 고수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옐런 장관은 최근의 엔저 이유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일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 인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채 수익률 통제와 제로 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 결과 달러와 엔의 금리 차이가 상당히 커졌다"고 답했다. 각국이 긴축에 나선 것과 달리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를 고수한 결과 엔저가 심화됐다고 설명한 것이다. 이어 그는 "(엔을 매도하는) 시장의 투기 영향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스즈키 재무상 역시 기자들과 만나 "옐런이 엔화 약세에 대한 일본의 우려에 공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옐런 장관과 스즈키 재무상은 공동성명을 내고 G7 및 주요 20개국(G20)의 일원으로서 통화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엔달러 환율은 11일 137.75엔까지 올라 24년 만에 최고치(엔화 가치 약세)를 기록했다.
한편 옐런 장관은 12~13일 일본에 머물고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G20 회의에서 참석한 뒤 19일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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