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대출업체인 셀시어스가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13일(현지 시간) 파산신청을 했다. 5월 테라·루나 붕괴사태로 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폭락하며 유동성 위기에 직격타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이날 CNBC는 셀시어스가 미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라 뉴욕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다고 보도했다. 챕터 11은 파산법원의 감독하에 채무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로 완전히 문을 닫는 ‘청산’과는 다르다.
셀시어스는 성명에서 “현재 1억 670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구조조정 과정에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스 마신스키 셀시어스 최고경영자(CEO)는“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의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을 안정화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우리 지역사회와 회사를 위한 올바른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셀시어스는 17%의 높은 이자로 암호화폐를 예치 받고 이를 담보로 법정화폐를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암호화폐 대출업계의 최대 거물로 자리 잡았다. 6월 기준 셀시어스의 고객은 170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되고 셀시우스가 고객 자금 인출을 차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출금 신청이 밀려들었다. 이에 지난달 12일 셀시어스는 인출·계좌이체 등 모든 거래를 중단하고 약 80억 달러의 예치금을 동결시켰다.
그럼에도 뱅크런의 여파로 6월 말부터 셀시어스가 파산 신청을 염두에 두고 관련 전문가들을 고용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지난달 25일 골드만삭스가 셀시우스 인수를 준비하고 있으며 부실자산을 헐값에 매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셀시어스의 파산 소식에 대해 "(루나코인 사태로 인한) 암호화폐 가격 폭락의 마지막 희생자가 되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가상화폐 헤지펀드인 쓰리애로우즈캐피탈(3AC)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뒤 청산 명령을 받았으며 3AC에 물린 암호화폐 중개업체 보이저 디지털도 이달 초 자발적 파산신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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