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서 엄청나게 짓밟힐 거라는 걸 알고 떨면서 직을 걸고 내지는 도끼를 목에 걸고 상소하는 선비의 마음으로 썼다"며 첫 책 '계속 가보겠습니다' 출간 소감을 밝혔던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가 "친일파가 아니라 독립운동가로 이름을 남긴다면 영광"이라며 검찰에 대한 쓴소리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임 부장검사는 15일 전파를 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이 책은 내부고발자로서의 결과 보고서가 아니라 중간 보고서"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임 부장검사는 "제가 생각하는 결과물을 생산할 때까지, 결과 보고서를 쓸 때까지 계속 가보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10여년간 '검찰 내 성폭력'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온 임 부장검사는 차가운 시선에도 내부고발을 멈추지 않은 것에 대해 "국민들한테 적용하는 법을 우리 검찰이 더 지켜야 되지만 그것까지 기대하는 건 성인군자"라며 "제발 법대로만 하자는 마음으로 싸우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 부장검사는 "저는 고문을 감당할 자신은 없지만 친일파의 무덤에다가 침을 뱉고 싶은 사람"며 "일제시대 때 친일파로 이름이 남는 게 아니라 독립운동가로 이름 남는 건 영광이다,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도 했다.
여기에 덧붙여 임 부장검사는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의 반발을 두고는 "검찰이 국민들한테 지탄 받았던 치부를 고치는 데에는 그렇게 게으르면서 권한 사수에는 부지런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문제를 맞히는 수험생과 채점자는 같으면 안 되기에 인권을 옹호하려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3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 임 부장검사의 신간 '계속 가보겠습니다'(메디치미디어)에는 임 부장검사가 내부자의 시선으로 검찰을 직접 고발해 온 10년의 기록과 다짐이 적혔다.
책 내용에는 영화 '도가니'의 모티프가 된 이른바 '광주 인화원' 사건 공판 검사로서의 당시 기억과 유신 시절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을 선고 받은 박형규 목사의 재심에서 무죄를 구형한 소회 등이 담겼다.
임 부장검사는 이외에도 검찰개혁을 위한 고언, 과거사 재심 사건 대응 매뉴얼 소개, 차기 검찰총장에게 바라는 글, 공정한 저울을 꿈꾸며 등 자신이 쓴 총 32편의 글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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