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 돼지 심장을 뇌사 환자에게 이식하자 3일간 정상적으로 기능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NYU) 연구팀은 최근 ‘유전자 조작’ 돼지 심장을 뇌사 환자 2명에게 이식했고 이 심장이 3일간 기능했다고 밝혔다.
연구 대상은 심장마비로 뇌사 판정을 받은 72세와 64세의 남녀였다. NYU 연구팀은 환자 가족에게 동의를 받아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의 목표는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 이식하는 과정에서 동물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을 방지하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인간 면역체계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한 돼지의 심장을 뇌사환자 2명에게 이식했다.
연구진은 “이식과정은 일반적인 과정을 그대로 따랐다”며 “다만 동물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새로운 방법으로 바이러스를 검사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시한부 판정을 받은 중증 환자와 뇌사자 등에 돼지 장기를 이식하는 시도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앞서 메릴랜드대 의료센터는 지난 1월 말기 심부전 환자인 57세 남성에게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해 성공하기도 했다. 해당 환자는 회복 중 상태가 악화해 약 2개월 만에 숨졌다.
부검 결과, 그의 심장에선 돼지에 폐렴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DNA가 발견됐다. 다만, 이 바이러스가 사망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에서 장기이식 대기자는 10만 명이 넘는 상황이다. 그러나 기증 되는 장기가 부족한 탓에 매년 약 6000명이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사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유전자 조작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 이식하는 임상시험 허용 계획을 수립 중이다.
임상시험 허가를 받으면 엄격한 안전 감시 대신 더 많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대량의 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 이에 미국 연구진들은 정식 임상시험 허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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