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 학과 증원 규제 등을 풀어 향후 10년간 반도체 인력 15만 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대학 학부와 대학원·직업계고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이 2027년까지 최대 5700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반도체학과 학부 정원이 1000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수도권 대학에는 재정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반도체 인재 양성 방안’을 마련해 19일 국무회의에서 보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7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 부처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 양성을 위해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한 지 한 달여 만에 관련 대책이 나왔다.
정부는 2031년까지 10년간 규제 혁파를 통한 정원 확대로 4만 5000명, 융복합 교육을 기반으로 한 저변 확대를 통해 10만 5000명 등 반도체 초격차를 이끌 인재 15만 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현재 약 17만 7000명인 반도체 산업 인력이 10년 후 30만 4000명까지 늘어나 지금보다 약 12만 7000명이 더 필요하다는 전망을 토대로 했다. 현재 연간 5000명 수준인 반도체 인재 양성 규모를 3배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반도체 등 첨단 분야의 경우 교지, 교원, 교사, 수익용 기본 재산 등 4대 요건 중 교원확보율만 충족해도 지역 구분 없이 학과 신·증설 시 증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이번 방안에는 수도권 대학 정원 확대에 필요한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 방침이 담기지 않았다. 대신 정부는 8000여 명의 정원 여분을 활용해 수도권 대학도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내년부터 계약정원제를 새로 도입해 대학이 이미 설치된 첨단 분야 학과 내에 별도의 정원을 한시적으로 추가해 운영할 수 있다.
정부는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 의지와 역량을 가진 대학의 경우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지원하되 지방대에는 집중적으로 재정을 지원할 방침이다.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합동 브리핑에서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인재 양성은 지역 구분을 넘어 국가의 생존 전략 차원에서 모두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지역 대학들도 강점을 바탕으로 첨단산업 인재 양성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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