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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거주 이전 자유까지 막힌 부동산 시장

■김경택 건설부동산부 기자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모든 평형의 시세가 15억 원 이상이라 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서 집을 팔고 ‘갈아타기’하려는 수요자들이 웬만큼 현금을 보유하지 않은 이상 이사 오기 힘들죠. 기존에 본인들이 살던 단지에 눌러앉으니 그 단지로 이사를 가려던 사람도 매물을 구하지 못해 연쇄적으로 거래절벽이 일어나는 겁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 씨는 이달 거래를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총 3885세대에 달하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올해 상반기 매매 거래는 9건에 불과하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각종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고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특히 서울의 올 5월 거래 건수(1739건)는 4월(1749건)보다도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779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 5828건)의 30.1% 수준이다.

거래절벽의 원인 중 하나는 지난 문재인 정부가 12·16 대책을 통해 15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고 시가 9억 원 이상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20%로 축소하면서 ‘갈아타기’에 큰 제약이 걸렸기 때문이다. 해당 대책을 실시할 때만 해도 서울의 평균 아파트값은 8억 5000만 원 정도였지만 이제는 평균 가격이 12억 7992만 원까지 치솟은 상황이라 그만큼 규제를 받는 아파트도 늘었다.



현재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매도할 때 막대한 양도세를 내야 하고 집을 살 때는 대출 규제를 받거나 높은 취득·등록세를 부담해야 해 거래가 얼어붙은 ‘빙하기’로 불린다. 세제와 대출 규제로 1주택 실수요자조차 옴짝달싹할 수 없다.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을 매수해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거래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생애최초주택 구매자와 마찬가지로 지역·주택가격에 관계없이 LTV 비율을 단일화해 상향 조정하는 방안 등이 고려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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