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자신의 지인 아들을 대통령실에 근무하도록 했다는 이른바 '사적 채용' 논란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이더라' 등 권 원내대표의 해명을 두고 "어쩜 그렇게 말끝마다 싸가지 없게 하냐"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원장은 19일 전파를 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해당 논란과 관련, "사실 제가 청와대에 있어 봤지만 그렇게 채용도 많이 한다"면서 "그렇지만 그러한 관계가 있다면 국민들한테 좀 납득 가게 설명을 해야지 (않느냐)"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전 원장은 "지금 젊은 청년들이 9급 공무원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느냐. 또 최저임금을 받아서 생활하고 있는 청년들이 많다"며 "어쩜 그렇게 말끝마다 다 싸가지 없이 해가지고 국민들을 이렇게 화나게 만드냐. 그러니까 (윤 대통령)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이같은 박 전 원장의 거듭된 '싸가지' 발언에 해당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는 방송인 김어준씨는 "그 표현은 제가 뭐라고 순화해야 되나. 국민 공감대를 얻지 못할 표현"이라고 했다.
방송 후 TBS 홈페이지에 올라온 인터뷰 전문에도 박 전 원장의 '싸가지' 발언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15일 윤 대통령과 사적으로 친분이 있는 인물의 아들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요원과 행정관으로 각각 근무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9급 행정요원은 권 원내대표 지역구인 강원 강릉시의 한 통신설비업체 대표의 아들인 A씨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해당 인사들은 모두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고, 각자의 자리에서 헌신에 대선 승리에 공헌했다"면서 "각자의 능력과 역량에 맞춰 공정하게 채용됐다"고 했다.
이같은 해명에서 논란이 확산하자 권 원내대표는 자신이 A씨를 추천했다면서 "낙하산 1급을 만든 민주당이 노력으로 성취한 9급을 비판할 수 있냐"면서 "해당 직원이 대학생일 때 우리 사무실에 와서 자원봉사도 했다. 그래서 군대를 제대했길래 '선발대'에 넣었다. (대통령) 후보가 어디 가면 (따라다니면서) 추운데 고생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나중에 장제원 (의원)한테 물어보니까 대통령실에 안 넣어놨다고 해서 뭐라고 그러기도 했다. 좀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더니 자리가 없다고 하더니 나중에 넣었다고 하더라"면서 "나는 한 7급으로 넣어준 줄 알았는데 9급으로 넣은 것을 처음 알았다. (9급이면)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데 내가 미안하더라"고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