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동안 꾸준히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며 ‘건설 명가’ 재건에 나서고 있는 동부건설이 건설 산업의 핵심 분야로 꼽히는 플랜트 사업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말 출범한 산업플랜트팀은 올해 상반기 약 1650억 원 규모의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 올해 목표인 플랜트 수주액 2000억 원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건설은 연간 플랜트 수주 규모를 장기적으로 5000억 원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19일 동부건설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올해 상반기 2건의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 4월 406억 원 규모의 hy(옛 한국야쿠르트) 논산공장 증축 시공권을 민간경쟁입찰 방식을 뚫고 따냈으며 6월에는 1253억 원 규모의 하나머터리얼즈 아산사업장 2단지 신축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두 사업을 통해 동부건설이 기록한 올해 수주액은 1659억 원이다. 지난해 11월 산업플랜트팀을 출범시킨 이후 반 년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동부건설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각종 산업 시설 시공권을 따내며 플랜트 사업에서 공고한 입지를 유지했지만 2010년대 들어 회사 전체가 위기를 겪으며 사업이 정체됐었다. 하지만 이후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며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21위를 기록했고 경영지원본부 산하에 산업플랜트팀을 출범시켜 플랜트 사업에 다시 뛰어들었다.
동부건설이 플랜트 사업에서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하이테크 플랜트(HIgh-tech plant)'다. 하이테크 플랜트는 정식 용어는 아니지만 반도체 공장이나 바이오·식품·의약품 시설 등 고도의 정밀도와 청정도가 수반되어야 하는 시설을 의미한다. 동부건설이 올해 수주한 2건의 사업 모두 하이테크 플랜트에 속한다. 하나머터리얼즈 아산사업장은 반도체 부품 공장이며 hy 논산공장은 식품 공장이다. 모두 분진 관리나 오염 방지 방안을 고려해 시공해야 하는 시설이다.
지난해 말 외부에서 영입돼 동부건설에서 플랜트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염규식 상무는 “클린룸(공중의 미립자, 공기의 온·습도, 실내 압력 등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제어된 방)을 필요로 하는 생산 시설을 ‘턴키 방식(Turn-Key·설계·시공 일괄 입찰)'으로 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클린룸 관련 2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동부건설은 현재 25명 가량의 플랜트 관련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인력 규모를 50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부건설이 특히 강점을 가진 분야는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 부품·전자 부품·정밀 기계 생산 시설(ICR) 및 의약품(GMP)·식품(HACCP) 생산 시설로 평가된다. 염 상무는 “ICR의 경우 생산자의 요구에 따라 1㎥ 내 분진의 수를 1개까지로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동부건설은 기존 토목 및 건축 관련 기술을 비롯해 이를 위한 전문 인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추후 동부건설은 연간 수주 규모를 5000억 원 수준까지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경영지원본부 산하에 있는 산업플랜트팀도 독립시킬 예정이다. 염 상무는 “이를 위해서 200명까지 인력을 중장기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국내·해외 등 플랜트 사업 기회가 오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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