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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신드롬'이 소환한 자폐스펙트럼장애…어떻게 진단할까 [헬시타임]

상호작용·의사소통에 어려움…반복적인 행동·흥미·활동이 특징적 증상

대개 2~3세에 병원 찾아…언어발달 지연·지적장애 없으면 놓치기 쉬워

어렸을 때 과도한 영상매체 노출, 타인과 상호작용 욕구·기회 더욱 줄일 수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끌면서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제공= 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가 있는 신참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흥행 돌풍을 이어가면서 질환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자폐성 장애인을 전면에 내세운 국내 콘텐츠가 흥행에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5년 개봉한 영화 '말아톤'은 5살 때 자폐증 진단을 받은 초원(조승우)이 20살 청년이 되어 마라톤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렸다.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라는 명대사는 아직까지도 회자될 정도다.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있는 시온(주원)이 대학병원 소아외과 의사로 등장하는 '굿닥터'는 주인공이 천재성을 드러내며 활약한다는 점이 변호사 우영우와 꼭 닮았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용어 자체에 내포된 것처럼 질환의 스펙트럼이 매우 광범위하고 복잡하다. 발병 시기나 발달 수준, 환경 등에 따라 증상과 중증도가 달라지므로 진단도 쉽지 않다.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우영우와 같이 기계적 기억력이 뛰어나거나 음악적 재능 등 유별난 능력을 가진 경우를 '서번트'라고도 부르는데, 흔치는 않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에서 서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로 추정된다. 이지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해 살펴봤다.

◇ 50명 중 2명 꼴로 흔하지만…조기 진단 어려워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지속적인 결함을 보이면서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흥미·활동을 보이는 발달장애를 일컫는다. 최근에는 유병률이 많이 늘며 50명 중 2명 꼴로 발견될 만큼 흔한 질환이다. 변화를 극도로 싫어하고 시각·청각·촉각과 같은 감각 정보에 대해 과잉·과소 반응을 하는 행동 특징은 모든 사람에게 조금씩 나타날 수 있으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하고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 결함이 함께 나타날 때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진단한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부모는 일반적으로 12~24개월에 남다른 점을 처음 인지하게 된다. 특히 만 2~3세에 말이 늦어지면서 정확한 평가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원인은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이의 사회성을 관장하는 뇌 발달에 연관된 다수의 유전자 변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언어발달 지연과 지적장애·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등 다른 발달장애와 같이 나타나거나 증상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 가능성 보이면 전문 평가 받아보길…영상매체 과도한 노출도 주의해야


진료 중 자폐스펙트럼장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ADOS-2(Autism Diagnostic Observation Schedule-2)와 ADI-R(Autism Diagnostic Interview-Revised) 같은 진단평가도구를 활용해 진단이 이뤄진다. ADOS-2는 아이와 직접 놀아주며 여러 가지 상황에서 아이의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방식을 관찰하고 자폐 성향을 얼마나 보이는지 평가하는 도구다. ADI-R은 부모와 심층적인 면담을 통해 아이의 현재 모습 뿐 아니라 어렸을 때 모습부터 자폐 성향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있는지 평가하는 검사다. 두 검사를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해 최종 진단을 내린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언어발달 지연이나 지적장애를 동반하지 않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런 경우 유아기에는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보육기관 또는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결함을 알아차리고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언어나 지능이 늦지 않더라도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고 제한적이며 반복적인 행동 특성을 보인다면 전문가를 만나 평가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이 교수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으면 부모가 아이의 사회성 부족과 자폐적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더욱 신경 써야 한다"며 “집에서 부모와 아이가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건강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만 2~3세 이전에 영상 매체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타인과의 상호작용 욕구와 기회가 더욱더 줄어들 수 있다”며 "이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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