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 부호인 인도 아다니그룹 회장 가우탐 아다니(사진)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부자 순위 4위에 올랐다.
2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등에 따르면 아다니 회장의 재산은 1125억 달러(약 147조 원)로 5위 게이츠보다 2억 3000만 달러(약 3000억 원)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시장 폭락과 암호화폐 붕괴 등으로 최근 세계 억만장자의 자산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아다니 회장의 재산은 오히려 크게 늘어났다.
‘인프라 갑부’로 불리는 그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도 정부의 개발 정책 관련 호재로 반사이익을 누리며 올해에만 재산을 356억 달러(약 46조 5000억 원)나 늘렸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도 2월 10위에 올라섰고 이번에는 5위에서 4위로 상승했다. 반면 게이츠는 주가 하락과 자선사업 강화로 올해 재산이 265억 달러(약 34조 6000억 원) 감소했다. 그는 13일에도 200억 달러(약 26조 원)를 추가로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아다니는 조그만 원자재 무역상으로 사업을 시작한 뒤 1988년 아다니그룹을 세우면서 인도를 대표하는 거상(巨商)으로 도약했다. 아다니그룹은 현재 인도 최대 물류·에너지 기업으로 꼽힌다.
아다니그룹은 항만·공항 운영 등 인프라 사업을 필두로 석탄·가스 등 자원 개발, 유통과 전력 사업에 강점이 있다. 특히 아다니그룹이 운영하는 각 공항의 이용객 수는 인도 전체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할 정도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생산 관련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미래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다니 회장은 2030년까지 700억 달러(약 91조 원)를 투자해 아다니그룹을 세계 최대의 재생에너지 생산 업체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 초에는 한국의 포스코와 친환경 일관제철소(제선·제강·압연의 세 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 건설 등 합작 사업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서북부 구자라트주 문드라가 제철소 부지로 거론되고 있다. 아다니그룹은 문드라에 자체 항구를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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