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300야드 드라이버 샷과 공격적인 플레이로 국내 여자 골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던 윤이나(19·사진)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한 달 전 대회에서 발생한 오구(誤球) 플레이를 신고한 그는 자숙의 의미로 당분간 대회 출전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윤이나는 25일 소속 매니지먼트사를 통한 사과문에서 “불공정한 플레이로 참가한 모든 선수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고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협회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윤이나는 일단 다음 대회인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8월 4~7일) 참가를 취소했다.
문제의 ‘불공정한 플레이’는 지난달 16일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 홀(파4)에서 발생했다. 윤이나는 “티샷이 우측으로 밀려 공을 찾던 중 앞쪽 깊은 러프에 공이 있다는 주변의 말에 그게 제 공인 줄 오해하고 플레이했다. 그러나 곧 제 공이 아님을 알게 됐고 처음 겪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플레이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15번 홀 보기를 포함해 윤이나는 이날 4오버파를 쳐 100위권으로 처졌다. 2라운드 경기를 이어갔지만 결국 합계 2오버파로 컷 통과 기준에 1타가 모자라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여자오픈을 주관한 대한골프협회는 “윤이나는 오구 플레이를 했다는 사실을 이달 15일 직접 협회로 알려왔다”며 “한국여자오픈 성적은 컷 탈락에서 실격으로 수정될 것이고 조만간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소집해 징계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골프 규칙상 오구 플레이 뒤 원래의 볼을 찾아 플레이를 이어가면 2벌타에서 끝나지만 잘못된 공으로 다음 홀 티샷을 하는 순간 실격”이라며 “이번 경우는 한 달이 지난 시점에 룰 위반이 확인됐기 때문에 징계 수위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이나의 매니지먼트사는 “선수의 오구 플레이에 대해 인지한 것은 14일이며 다음날 협회에 자진 신고했다”며 “어떠한 처분도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선수가 이 무대에 서기 위해 노력한 모든 순간들을 부정당하지는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윤이나는 17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달성하고 상금 순위 6위에 올라 대형 신인으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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