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2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저격한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가 포착된 사진을 SNS에 공유했다.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경선에서 패배한 직후 윤 대통령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취지의 작심 발언을 내놓으며 윤심(尹心)을 향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던 유 전 의원이 당 안팎의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설’에 동조하는 모습이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윤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이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 사진을 공유했다. 유 전 의원은 보도 사진을 재인용했을 뿐 별다른 말을 남기지 않았다.
이날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 질의에서 권 대표 대행이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세지를 주고 받는 휴대폰 화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포착된 화면에서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연달아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권 대표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고 답장을 보냈고, 이어 윤 대통령은 엄지척을 한 이모티콘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유 전 의원의 사진 인용은 윤 대통령이 진두지휘하는 듯한 당 운영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읽힌다. 지난 5월 경기지사 경선 패해 이후 자신의 출간 행사에 참여할 뿐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왔다.
지난 5월 22일 유 전 의원은 당내 경기지사 경선을 ‘진박’ 논란이 일었던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공천에 빗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정도, 상식도 아닌 경선이었다. 윤석열 당선자와의 대결에서 졌다”며 “2016년 진박 감별사들이 칼 춤을 추던 때와 똑같다. 권력의 칼춤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갑니다”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유 전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가 확정된 상황에서 당시 인수위 대변인이던 김은혜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자객 공천’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당 윤리위원회가 이 대표에 대해 내린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 처분을 두고도 유 전 의원은 “윤리위원회나 윤핵관들을 보면 조폭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진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윤리위가 의혹만 가지고 중징계를 내렸다”며 “조폭들이 하는 일과 뭐가 다르냐”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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