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정신과 의사가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독특한 상상력을 담은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이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탄탄한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따뜻한 연출,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전하겠다는 포부다. 시즌제를 예고한 작품이 첫 출발을 어떻게 끊을지 기대를 모은다.
27일 오후 tvN 새 월화드라마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극본 박슬기/연출 박원국)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자리에는 박원국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민재, 김향기, 김상경이 참석했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은 침 못 놓는 천재 의원 유세풍(김민재), 이상하고 아름다운 계수의원에서 과부 서은우(김향기)가 괴짜 스승 계지한(김상경)을 만나 심의로 거듭난다.
박 감독은 "조선시대에도 마음이 아픈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은 어떻게 아픔을 극복하고 행복을 찾아갔을까를 그린 작품"이라며 "원래는 수석 침의였지만 침을 놓지 못하게 된 유세풍이 계수마을에 들어가 환자들을 치유하면서 행복을 찾아 나가는 따뜻한 사극"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금 이 시대에도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이나 아픔, 결핍을 겪고 있는데 위로가 될 드라마"라며 "거기에 코믹과 유머, 미스터리와 스릴러, 추리와 멜로, 궁중암투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매력이 담겨 있다"고 자랑했다.
기존 퓨전 사극과 차별화된 매력에 대해서는 "압도적 재미가 있다. 다른 사극들은 주로 왕이나 양반, 고위공직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우리 작품은 계수마을에 살고 있는 백성들의 이야기"라며 "일반인이 살아가는 무대를 배경으로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하고 정겨운 이야기들이 펼쳐져 독특하다"고 짚었다.
작품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박 감독은 소설을 드라마화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했다. 그는 "원작 소설을 읽어 보니 재미는 물론 진짜 위로와 감동이 있더라. 이 부분을 내가 연출해서 드라마로 만들고 싶었다"며 "드라마만의 매력은 진짜 감성을 표현하는 배우들이 있다는 거다. 표정 하나만으로도 책에서의 감동을 실제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시즌제로 기획한 이유는 소재 때문이라고. 박 감독은 "조선시대에도 마음이 아픈 사람이 여러 명 있었을 거다. 그 마음을 위로하는 이야기기 때문에 시즌제로 적합했다"며 "매번 새로운 환자가 등장하고 새로운 아픔과 결핍이 나오는데, 시즌제와 잘 어울리는 소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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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매력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한 박 감독만의 연출 포인트는 한 발자국 떨어지기였다. 박 감독은 "걸리적거리지 말자가 내 연출의 방향이었다.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완벽하고 감성을 울리기 때문에 내가 연출적으로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게 의미가 없더라"며 "오히려 이들의 연기를 제대로 담아내는 데 중점을 뒀다. 담백하게 담아서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캐스팅에 대해서는 "웃을 때 선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배우들이어서 좋았다. 난 모두 이 배우들의 팬"이라며 "김민재는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속 돌아보는 장면에서 빠졌고, 김향기는 영화 '영주'에서 해맑은 모습에 반했다. 김상경은 MBC '변호사들'에서 보여준 남성미가 좋았다"고 밝혔다.
배우들은 제목부터 이미 마음에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재는 "제목만으로 신선했다. '조선에도 과연 정신과 의사가 있었을까?'라는 궁금증을 갖고 대본을 봤는데, 나도 모르게 웃고 울더라"며 "감정이 많이 생겨서 작품의 팬이 됐고, 꼭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상경은 "나도 같은 마음이다. 일단 조선시대 정신과 의사가 어떻게 할지가 정말 궁금했다"고 덧붙였다.
김민재는 침 못 놓는 천재 의원 유세풍 역을 맡았다. 그는 "내의원 수석 침의라는 호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인물이다. 올바른 가치관과 도덕성도 지녔다"며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의원이었다. 좋은 모습과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침 놓는 연습도 정말 많이 했다. 내 손에도 놔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팔방미인 반전 과부 서은우로 분하는 김향기는 "세상에 대해 궁금증이 많은 인물이다. 과부라는 아픔을 지니고 있지만, 그걸 이겨내고 많은 사람들을 치유해 주고 싶어한다"고 소개하며 "서은우가 뱉는 말이나 행동을 보면 완벽에 가까운 인물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난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게 순간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태어나서가 아니라 실은 허당 같은 면도 티가 났으면 좋겠더라. 허점이 있는 모습이 조금씩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경은 돈 밝히는 괴짜 의원 계지한을 연기한다. 그는 "계지한은 독특하고 괴짜의 면모를 갖고 있다"며 "마을에서 수장을 맡고 있는데, 유세풍, 서은우, 계수의원 식구들과 병자를 살핀다"고 소개했다. 이어 "계지한이 입체적인 인물이라 좋았다. 개인적으로 단편적인 인물을 좋아하지 않는데, 드디어 내가 하고 싶었던 역을 만난 것 같다"며 "겉은 괴팍하기도 하고 욕도 잘하고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는데 까면 깔수록 양파"라고 말했다.
한편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은 오는 8월 1일 오후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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