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중징계 결정 이후 전국을 돌고 있는 이준석 대표를 겨냥,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문자메시지를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보낸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운영을 맡고 있는 강신업 변호사가 윤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어 28일에는 팬클럽 회장직을 사퇴했다/
강 변호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문자 논란을 두고 "대통령은 집권 여당에 입닫고 손묶고 있어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강 변호사는 "당 대표와 의견 교환도 못하나"라며 "네들이 이준석한테 윤 대통령만큼 당했으면 죽이려 할 걸"이라고도 적었다.
앞서 지난 26일 국회 공동취재사진단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촬영했다.
공개된 메시지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면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고, 이에 윤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해당 문자를 두고 논란이 확산하자 권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후 8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면서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선배동료 의원들께도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도 했다.
발언 당사자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외부 일정으로 도어스테핑을 건너뛰면서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 기자들은 윤 대통령이 오전 11시께 대통령실로 복귀할 때 '어제 문자 관련해서 입장이 있느냐'고 물었으나 대답을 듣지 못했다.
전날까지는 이번 사안을 두고 말을 아꼈던 이 대표는 이날 정오께 페이스북을 통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온다"면서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 와서 판다"고 적었다. 사자성어 '양두구육'을 활용해 윤 대통령과 윤핵관들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해당 문자에 대해 "대표도 오해는 하시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 한 언론을 통해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면서 윤 대통령의 문자메시지에서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읽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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