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춘동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사업 공사 중단에 따른 손실 비용이 약 1조 원에 달한다는 시공단 측 추산이 나왔다. 이는 조합 측 추가 비용을 포함하지 않은 액수로 조합과 조합원이 받은 사업비·이주비 금융 비용을 감안하면 조합원당 손실액은 1억 원을 웃돌 전망이다.
1일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관계자는 “오는 11월 공사가 재개된다는 가정 하에 약 반 년 동안의 공사 중단에 따른 손실 비용은 약 1조 원”이라고 밝혔다. 이 추산액에는 이미 투입된 공사비 1조 7000억 원에 대한 금융 비용을 비롯해 △타워크레인 등 유휴 장비 임대료 △현장 관리비 △물가 상승분이 포함됐다. 이 관계자는 “항목별 액수를 밝히기는 어려우나 조합과 합의한 바에 따라 추가 비용은 한국부동산원 검증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공사비는 3조 2292억 5849만 3000원으로 시공단에서 추산한 추가 비용 약 1조 원을 더하면 기존 공사비에서 31.0% 증가한 4조 2293억 원 수준이 된다. 통상 정비사업에서는 재건축 또는 재개발을 통해 늘어나는 가구를 일반분양해 공사비를 상당 부분 충당하게 되는데 둔촌주공이 있는 서울 강동구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역이어서 분양가 상승폭이 제한된다. 분양 수입 증가분이 공사비 지출 증가분을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부족분은 추가 수입, 즉 조합원당 추가분담금을 통해 충당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시공단이 늘어나는 공사비 일부를 부담하겠다고 나서면 추가분담금 액수가 줄어들 수 있지만 시공단에서는 “공사 중단 귀책 사유는 100% 조합에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조합과 조합 내 비대위 성격의 단체 ‘둔촌주공 정상화위원회(정상위)’ 관계자는 모두 “귀책 주체에 대해 밝힐 상황이 아니다”라며 저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둔촌주공 조합은 이달 23일 7000억 원의 사업비 대출 만기가 도래하고 시공사업단이 이를 대위변제하는 수순에 사실상 들어서 있어 조합이 취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작다는 평가가 나온다.
둔촌주공 조합원은 현재 약 6000명으로 1인당 부담하게 될 추가분담금은 1억 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부 조합원은 평형 신청에 따라 환급금을 받게 되어 있는 등 기존 분담금 및 환급금 액수가 조합원별로 달라 총 분담금은 가구별로 달라지게 된다. 또한 약 1조원의 추가 공사비는 공사가 11월 초에 재개된다는 전제 하에 추산된 것으로 공사 재개가 미뤄질 수록 늘어나게 된다. 지난달 29일 조합과 정상위 및 시공단은 11월 초 공사 재개를 위한 로드맵 수립에 합의했지만 조합 내부 사정 및 10월로 예정돼 있는 총회 결과에 따라 공사 재개 시기는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추가 공사비가 1조 원에 달한다는 이번 추산은 시공단 측 공사비만을 대상으로 해 조합 측 금융 비용은 감안하지 않았다. 조합은 현재 7000억 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을 받고 있으며 조합원들은 총 1조 원이 넘는 규모의 이주비 대출을 받고 있다. 사업 기간이 늘어나면 금융 비용 또한 계속해서 증가하게 되는 구조다. 여기에 공기 연장으로 인해 제때 입주를 못하게 되며 임대차 계약을 새로 맺어야 하는 불편 등 수치화되지 않는 부분을 포함하면 이번 공사 중단 사태의 피해 규모는 막대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