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가 김건희 여사의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 연구부정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학위 유지를 결정하자 청년층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2일 서울경제가 만난 청년들은 국민대의 결정에 대해 개탄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이 모(33) 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던 공정이 이런 것이었냐”며 “권력을 잡은 사람들의 추태는 예나 지금이나 달라질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경기 부천시에 거주 중인 유 모(26) 씨도 “최근 잇따른 불공정 논란에 사회가 달라졌을 거라 믿었던 내가 멍청하게 느껴진다”며 “국민을 농락하는 처사”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민대가 조사한 김 여사의 논문은 박사학위 논문 1편과 학술지 게재논문 3편으로 총 4편이다. ‘회원 유지’라는 국문을 ‘member Yuji’라고 오역해 논란이 된 학술지도 포함됐다.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의 표절율은 17%이며 오역된 학술지의 논문 표절율은 43% 수준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논문 통과 기준이 되는 표절율은 15% 이하로 알려져 있다.
이에 국민대 학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애브리타임’에도 학교 측의 결정을 비판하는 글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이제 2호선에서 학교 점퍼 입기 쪽팔리다" "학교 입결 YUJI 가능하냐" 등의 글을 올리며 자조했다.
자신을 국민대 2014년도 졸업생이라 소개한 글 작성자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인 양 표절이란 단어 뜻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보아도 명백한 표절”이라며 “좌우를 떠나 정권의 눈치를 보며 벌벌 떠는 꼴이 너무나 근시안적이고 너무도 패배주의적이라 뭐라 덧붙일 말이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정권으로부터의 당장의 사업 배제, 낙인찍기로부터 자유로울지언정 그것이 정녕 재학생과 졸업생, 그리고 국민대학교를 위한 올바른 길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타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와 국민대 소셜네트워크(SNS)에서도 국민대 측의 결정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이게 윤석열 정부의 '정의'인가. 'YUJI 논문'을 봐줬으니 이제 표절인 논문은 없겠다" "국민대 학위 가진 사람들은 학계에서 얼굴 들고 다닐 수 있겠나" 등의 지적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신익희 선생(국민대학교 창립자이자 독립운동가) 볼 낯이 없다. 동상을 옮겨라”라고 지적했다. “국민 유지버시티”, “이제 표절율 43% 맞춰서 학위 얻으면 되는건가”라는 반응도 나왔다.
앞서 1일 국민대는 김 여사의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디자인학 박사학위 논문과 대학원 재학 당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2편에 대해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냈다. 나머지 학술 게재논문 1편에 관해서는 “연구부정행위를 검증하는 것이 불가능해 검증이 적절치 않다”고 판정했다. 이번 결정은 국민대가 재조사에 들어간 지 8개월 만이다.
국민대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 된 김 여사의 논문 4편은 모두 이번 조사결과와 무관하게 학칙 상 검증시효가 만료된 상태다. 국민대는 앞서 같은 이유로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당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논문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며 재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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