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독일에 파견됐던 광부 출신 권이종(사진) 한국교원대 명예교수가 1일 0시 23분 분당차병원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일 전했다. 향년 82세.
전북 장수에서 태어난 고인은 군 제대 후 노동일을 하다가 1964년 10월 당시 5급 공무원 월급(3600원)의 10배를 준다는 말을 듣고 파독(派獨) 광부로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4주간의 독일어 교육과 3개월간의 현장 실습을 받은 뒤 아돌프 광산에서 ‘코드넘버 1622’로 3년간 일했다. 지하 1000여 m까지 파고들어 가 석탄을 캐다 동료의 죽음을 목격했고 자신도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고인은 귀국을 앞두고 어머니처럼 친하게 지내던 독일인 로즈 마리 부인의 권유로 독일 아헨공대 교원대학에 입학했다. 유학 시절 만난 간호사 출신 백정신 씨와 결혼했다. 1979년 2월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귀국했다. 이후 전북대와 한국교원대 교수, 한국청소년정책개발원장, 한국청소년학회장을 지냈다.
고인은 2006년 교수직 정년 퇴임 후에는 2009년 경북 문경에 학업 중단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를 설립했다. 또 2013년 12월에는 아프리카아시아난민교육후원회(ADRF) 회장에도 취임했다. 그는 회장 취임 배경으로 “나 자신이 가난하게 살았던 만큼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내는 데 꼭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배우 황정민이 연기한 주인공 윤덕수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유족은 부인 백 씨와 1남 3녀(권미라·린다·가비·연택) 등이 있다. 빈소는 성남시장례식장, 발인은 3일 오전 8시다. (031)75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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